‘한국 돌아올 생각 있나?’ 前 두산 에이스, 컵스에서 방출…‘ERA 3.09’ 호투 이을 다음 행선지는 어디

[SPORTALKOREA] 한휘 기자= 과거 두산 베어스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선수가 한국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있을까.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컵스는 지난 4일부로 우완 투수 크리스 플렉센을 방출했다. 플렉센은 앞선 7월 30일 로스터 정리 과정에서 양도지명(DFA) 조처됐고, 웨이버 클레임을 원하는 팀이 없어 방출 절차를 밟았다.
다소 의외로 보이기도 하는 방출이다. 플렉센은 올 시즌 컵스와 마이너 계약을 맺고 시즌 중 콜업된 뒤 21경기(1선발) 43⅔이닝 5승 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09로 호투했다. 추격조 역할로 컵스 마운드에 적잖은 힘을 보탰다.

하지만 두 가지 문제가 있었다. 일단 7월 들어 평균자책점 7.47(15⅔이닝 15실점 13자책)로 부진했다. 12일 뉴욕 양키스전에 대체 선발로 나선 것이 독이 됐는지 이후 밸런스가 깨졌다. 최근 3경기에서 7이닝 11실점(9자책)으로 무너졌다.
아울러 컵스는 트레이드 시장에서 적극적인 선수 보강을 노리고 있었다. 이에 40인 로스터를 비워야 했고, 최근 흔들리던 플렉센을 내보내는 것이 최선이었다. 실제로 컵스는 이후 앤드루 키트리지, 테일러 로저스, 마이클 소로카 등을 영입해 마운드를 더 높였다.
아쉬운 방출이다. 플렉센은 2021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해 31경기 179⅔이닝 14승 6패 평균자책점 3.61로 호투하며 ’역수출 신화’ 대열에 합류했다. 그러나 이후 부진하다며 여러 팀을 떠돌았고, 지난해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는 15번의 패전으로 MLB 최다패 2위에 올랐다.
올해 컵스에서 반등하며 ‘만능키’ 역할을 했지만, 하락세에 빠지니 구단은 가차 없이 플렉센을 정리했다. 다시 한 번 쓴 맛을 본 플렉센은 ‘자유의 몸’이 됐다.

이에 KBO리그 복귀 가능성이 다시 언급되기 시작했다. 플렉센은 2020년 두산 베어스와 계약해 21경기 116⅔이닝에 등판해 8승 4패 평균자책점 3.01로 호투했다. 부상 공백이 있었으나 ‘에이스’ 노릇을 했다.
특히 포스트시즌이 ‘압권’이었다.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6이닝 11탈삼진 무실점 호투, KT 위즈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 7⅓이닝 11탈삼진 2실점 호투 등 ‘빅 게임 피처’의 면모를 과시했다. 플레이오프 1차전 출격 후 사흘만 쉬고 4차전에 구원 등판해 3이닝 무실점 세이브를 따낸 장면이 하이라이트였다.

이를 바탕으로 플렉센은 KBO리그 팀들에 좋은 투수라는 이미지를 남겼다. 더구나 31세의 나이도 변수다. KBO리그 기준으로는 영입해 봄 직한 나이지만, MLB 기준으로는 빅리그 콜업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좋은 계약도 따내기 힘들다.
따라서 플렉센이 미국에서 좋은 조건을 제시받지 못하면 충분히 해외 무대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이미 한 차례 경험해 본 KBO리그도 좋은 선택지가 된다.


다만 플렉센이 지금 당장 돌아오려면 두산과 계약해야 한다. 두산은 2020시즌 후 플렉센을 보류선수 명단에 포함했다. 보류 기한은 올해까지다. 올 시즌 중에 두산이 아닌 다른 팀과 계약할 수는 없다.
수요는 있다. 두산은 콜 어빈이 올 시즌 19경기 100⅓이닝 7승 8패 평균자책점 4.31로 흔들리고 있다. 후반기 들어 조금 나아졌다고는 하나 한 차례도 6이닝을 채우지 못해 불펜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 아무리 순위가 낮다고 해도 교체할 이유가 없지는 않다.
만약 플렉센이 지금이 아니라 올 시즌을 마치고 겨울에 한국 무대를 노크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10개 구단 모두와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다. ‘경력직’인 만큼 매력적인 매물이다. 진짜로 ‘리턴’이 성사되도 이상하지 않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