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동주 멘토’ 한국 와도 되겠는데? 前 한화 페냐, 대만서 ‘레이저 치료’ 받더니 ‘ERA 1.57’ 호투…‘이닝이터’ 원하…

[SPORTALKOREA] 한휘 기자= 한화 이글스 시절 문동주의 멘토를 자처했던 선수가 대만프로야구리그(CPBL) 최고의 투수로 군림하고 있다.
퉁이 라이온스 펠릭스 페냐는 지난 2일 진행된 푸방 가디언스와의 2025 정규시즌 경기에 선발 투수로 나서서 7이닝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문자 그대로 ‘압도적’이다. 페냐는 올 시즌 15경기 91⅔이닝을 던지며 7승 2패 평균자책점 1.57로 리그를 ‘폭격’하는 중이다. 얼마 전 키움 히어로즈에 합류한 C.C 메르세데스, 과거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와 롯데 자이언츠에서 뛴 브록 다익손과 함께 ‘스리 펀치’를 구축했다.

페냐는 한국 팬들에게도 익숙한 이름이다. 2022년 6월 닉 킹험의 대체 선수로 한화에 합류해 13경기서 5승 4패 평균자책점 3.72로 활약하며 재계약에 성공했다. 이어 2023시즌에는 32경기 177⅓ 11승 11패 평균자책점 3.60으로 '에이스' 역할을 했다.
성적만 뛰어난 것이 아니었다. 단 한 차례도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꾸준히 마운드에 오르는 성실함을 보여줬다. 2023년 6월 27일 KT 위즈전에서는 경기 초반 손가락 출혈 증세에도 불구하고 유니폼 하의에 피를 닦아가며 7회까지 이닝을 소화하는 책임감 있는 모습으로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뿐만 아니라 휴식일에는 팀 내 최고 유망주인 문동주를 야구장으로 불러 함께 운동하는 등 프로선수로서 모범을 보이는 행동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문동주는 페냐의 조언을 많이 받아들여 성장의 밑거름으로 삼았다.

하지만 2024년 한계를 맞았다. ‘에이징 커브’를 피하지 못했는지 9경기에서 3승 5패 평균자책점 6.27로 부진했다. 타구에 손목을 맞는 부상을 당하는 등 불운 속에 하이메 바리아와 교체되며 한국 생활을 마감했다.
도미니카 공화국으로 돌아가 윈터리그서 실전 감각을 유지한 그는 지난 2월 퉁이와 계약해 대만 무대를 밟았다. 15경기 가운데 11번이나 퀄리티스타트(QS)를 달성했고, 한 경기 최다 실점은 3실점에 불과하다. ‘압도적’이다.

재밌는 점은 페냐의 호투에 ‘레이저 치료’가 함께했다는 점이다. 페냐는 2023년 겪은 손가락 출혈 부상이 올해 재발했다. 5월 31일 라미고 몽키스전 경기 도중 이 부상이 일어나 시즌 최소인 4이닝 62구 만에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런데 이 문제를 말끔히 해결했다. 현지 매체 ‘ETtoday 스포츠 클라우드’에 따르면, 페냐는 이날 경기 후 구단 스카우트의 아내가 운영하는 피부과를 소개받아 손가락에 레이저 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효과가 있었다. 치료 후 페냐는 8경기에서 7번이나 QS를 달성했고, 그 가운데 5번은 7이닝 넘게 소화하며 ‘이닝 이팅’에 도가 튼 모습을 보였다. 경기당 6.6이닝을 소화했는데, 치료 전까지 경기당 5.6이닝이었으니 1이닝이나 증가한 셈이다.

페냐의 호투가 이어지면서 한국 무대로 돌아올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칠 수 있게 됐다. 이미 라이언 카펜터(전 한화)를 비롯한 ‘대만파’ 선수들의 성공으로 대만리그 정상급 선수들을 영입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은 많이 사라진 상태다.
보류권도 없어서 아무 팀이나 데려갈 수 있다. 매 경기 6이닝은 기본으로 소화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닝 이터’가 필요한 팀에 꽤 매력적인 옵션이 될 것이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