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년생 미친 신인’ 전성시대? 한국은 안현민, MLB는 커츠가 점령…‘1G 4홈런+OPS 1.433’→‘이달의 선수+신인’…

[SPORTALKOREA] 한휘 기자= 한국이나 미국이나 올해는 ‘미친 신인’이 리그를 지배하는 모양새다.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은 5일(이하 한국시각) 7월 각 리그 이달의 선수와 투수, 신인, 구원 투수를 선정해 발표했다. 총 8개 부문이지만, 이름을 올린 선수는 7명이다.
이유가 있다. 아메리칸리그(AL) 이달의 선수와 이달의 신인을 한 선수가 동시 석권했다. 애슬레틱스의 ‘괴물 타자’ 닉 커츠가 그 주인공이다.

2003년생 좌투좌타 1루수인 커츠는 2024 MLB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애슬레틱스에 입단했다. 196cm-108kg의 당당한 체구에서 나오는 장타력 덕분에 1루수라는 한계에도 빠른 순번에 지명됐다.
일찍 지명된 이유를 마이너 리그 무대에서 증명했다. 2024년 입단 직후 싱글A와 더블A에서 12경기에 출전해 타율 0.368(38타수 14안타) 4홈런 13타점 OPS 1.283으로 재능을 드러냈다. 애리조나 가을리그에 파견돼서도 OPS 1.058을 기록하며 맹타를 휘둘렀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현지 매체 ‘베이스볼 아메리카’가 선정한 유망주 순위에서 전체 34위에 올랐다. 기대를 반영하듯 올해 트리플A에서도 20경기 타율 0.321(84타수 27안타) 7홈런 24타점 OPS 1.040을 기록했다.
이에 애슬레틱스는 4월 24일 커츠를 MLB 로스터에 등록했다. 단 33경기(재활경기 포함) 만에 마이너를 졸업하고 ‘빅리거’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이 어린 선수가 빅리그를 폭격하고 있다.

커츠는 73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4 23홈런 61타점 OPS 1.030을 기록 중이다. 규정타석(353타석)에 52타석 모자라나 현재 MLB에서 커츠보다 OPS가 높은 건 뉴욕 양키스의 애런 저지(1.160) 한 명뿐이다.
지난 7월 26일에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1경기 4홈런을 포함해 6타수 6안타 8타점 6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신인 선수의 1경기 4홈런은 MLB 역사상 처음이며, 1경기 19루타는 2002년 숀 그린(당시 LA 다저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MLB 최다 타이기록이다.
빅리그 입문 3개월 만에 역사를 바꾸는 등 커츠는 뜨거운 7월을 보냈다. 월간 타율 0.395 11홈런 27타점 OPS 1.433을 기록하며 월간 타율, 출루율(0.480), 장타율(0.953), OPS, 홈런, 타점 등 온갖 부문에서 1위를 석권했다. 이달의 선수와 이달의 신인 모두 받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커츠는 기세를 몰아 AL 신인왕에도 도전한다. 당초 유력한 신인왕 후보는 팀 동료 제이콥 윌슨이었다. 윌슨은 올해 한 때 3할 9푼에 육박하는 타율을 자랑하며 신인왕 수상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평을 들었다.
그런데 점점 페이스가 꺾이며 현재 94경기 타율 0.312 10홈런 45타점 OPS 0.793으로 성적이 하락했다. 여기에 팔뚝 골절로 7월 30일부로 부상자 명단에 오른 상태다. 현재로써는 커츠가 윌슨을 제치고 수상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커츠의 활약에 올해 KBO리그와 MLB 모두 ‘괴물 신인’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점도 화제가 된다. KBO리그는 올해 안현민(KT 위즈)이 4일 기준 타율 0.364 18홈런 61타점 OPS 1.114라는 어마어마한 활약을 펼치며 세간에 충격을 안기고 있다.
공교롭게도 커츠와 안현민 모두 빼어난 장타력을 자랑하는 2003년생 선수다. 두 영건의 화려한 등장이 올해 어떤 결말로 이어질지 끝까지 지켜봄 직하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KT 위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