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졌어?!’ 저지 돌아와도 답 없다, ‘불펜 영입생’ 말썽이네…‘랭거영→끝내기 스리런’ 대실패, ‘악의 약소국’ 언제 벗어…

[SPORTALKOREA] 한휘 기자= 이쯤 되면 애런 저지가 돌아온다고 뉴욕 양키스가 살아날 것 같지가 않다.
양키스는 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5-8로 졌다. 4연패에 빠진 양키스의 올 시즌 성적은 60승 53패(승률 0.531)가 됐다.
초반에는 좋았다. 1회 초 시작부터 폴 골드슈미트의 리드오프 홈런(9호)이 터졌다. 2회 초에는 아메드 로사리오와 코디 벨린저의 연속 적시타로 3점 차로 달아났다.

2회 말에 4점이나 내주며 잠시 리드를 뺏겼으나 양키스에는 ‘신’이 있었다. 4회 초 지안카를로 스탠튼의 역전 투런포(10호)가 터졌다. 고작 17도에 불과한 발사각도로 가운데 담장을 넘는 비거리 427피트(약 130.1m)짜리 홈런을 쳤다. 사람이 아니었다.
이후 경기는 무난히 진행되며 양키스가 1점 차 리드를 지켰다. ‘트레이드 영입생’ 카밀로 도발과 데이비드 베드나가 7~8회를 깔끔하게 정리했다. 연패 탈출이 눈앞으로 다가오는 듯했다.

하지만 양키스에는 ‘골칫덩어리’ 데빈 윌리엄스가 있었다. 윌리엄스는 9회 말 마무리로 나섰으나 1사 후 대타 작 피더슨에게 동점 솔로 홈런(3호)을 맞고 승리를 날려버렸다. 올 시즌 3번째 블론세이브가 나왔다.
10회 초 득점에 실패한 양키스는 또 다른 영입생 제이크 버드를 마운드에 올렸다. 버드가 2아웃을 잘 잡았으나 양키스 벤치는 이날 2안타 1볼넷을 기록한 와이엇 랭포드를 고의4구로 거르고 3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한 조시 영과의 승부를 택했다.
패착이었다. 피가 거꾸로 솟은 영은 버드의 3구 몸쪽 싱커를 기다렸다는 듯 통타해 좌중간 담장을 넘겨버렸다. 텍사스의 8-5 승리를 완성하는 시즌 11호 끝내기 스리런이 터졌다.

‘총체적 난국’에 빠진 현 양키스의 상황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경기였다. 불타오르는 듯하던 타선은 5회부터 단 한 점도 추가하지 못했다. ‘에이스’ 맥스 프리드도 4실점으로 기대에 못 미쳤다. 하지만 누가 뭐래도 이번 경기도 ‘역적’은 불펜진이었다.
양키스는 7월까지 불펜 평균자책점이 4.19로 아메리칸리그(AL) 11위에 그쳤다. 허리는 괜찮았으나 뒷문이 문제였다. 올 시즌을 앞두고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트레이드로 영입한 윌리엄스가 부진했다.
윌리엄스는 밀워키에서 통산 241경기 27승 10패 68세이브 60홀드 평균자책점 1.83을 기록한 내셔널리그(NL) 최고의 구원 투수였다. 그러나 양키스 이적 후 860만 달러(121억 원)의 연봉을 받고도 올 시즌 46경기 42⅓이닝 3승 3패 17세이브 평균자책점 5.10으로 불안하다.

여기에 지난해 월드 시리즈 진출을 견인한 루크 위버도 6월 이후 부진에 빠졌다. 이에 양키스는 트레이드 마감 시한을 앞두고 도발(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과 베드나(피츠버그 파이리츠), 버드(콜로라도 로키스)까지 불펜 투수를 3명이나 보강했다. 이들을 데려오고자 9명의 유망주를 소모했다.
그런데 아직 영입 효과를 전혀 보지 못하고 있다. 2일 마이애미 말린스전에서는 마무리로 나선 도발이 끝내기를 내준 것을 비롯해 영입생 3명이 도합 2⅓이닝 9피안타(2피홈런) 2볼넷 3탈삼진 9실점(7자책)으로 무너지며 12-13 역전패를 주도했다.
이에 윌리엄스에게 다시 9회를 맡겼더니 윌리엄스마저 블론세이브를 저질렀다. 오늘은 도발과 베드나가 안정감을 보였기에 더욱 뼈아팠다. 잘 던지던 버드도 벤치의 이상한 작전에 휘말려 홈런을 맞았다.
4연패 기간만큼은 ‘악의 제국’에서 ‘약소국’으로 전락한 양키스다. 오늘 경기에서도 소위 ‘안 되는 집안’의 전형을 보여주고 말았다. 팔꿈치를 다친 저지가 이번 주 중으로 돌아오지만, 이런 모습이라면 저지가 온다고 나아질 것 같지가 않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