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조공’ 비웃음 사던 만년 유망주 드디어 터지나? 벌써 시즌 22홈런, ‘포스트 트라웃’이 껍질을 깬다

[SPORTALKOREA] 한휘 기자= 상대 팀에 홈런을 ‘조공’해 비웃음을 사던 ‘만년 유망주’가 드디어 제 가치를 하는 걸까.
LA 에인절스 조 아델은 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에인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원정 경기에 6번 타자-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1홈런) 2타점을 기록했다.
안타는 첫 타석에 친 1개뿐이었으나 그 1개가 승부를 갈랐다. 아델은 2회 말 1사 1루 상황에서 탬파베이 선발 투수 에이드리언 하우저를 상대로 1-2 카운트에 몰렸으나 4구 몸쪽 체인지업을 제대로 잡아당겨 좌중간 담장을 훌쩍 넘겼다. 비거리 428피트(약 130.5m)의 시즌 22호 투런포.
1회 선취점을 내줬던 에인절스는 이 홈런으로 2-1로 역전했다. 이어 타선이 6회까지 3점을 더하며 격차를 벌렸고, 선발 투수 키쿠치 유세이도 호투하며 에인절스는 4-1로 이기고 시즌 55승(58패)째를 올렸다.

1999년생 우투우타 외야수인 아델은 에인절스가 ‘포스트 마이크 트라웃’으로 기대하던 ‘특급 유망주’다. 2017 MLB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0순위로 지명했고, 2020시즌을 앞두고는 현지 매체 ‘베이스볼 아메리카’가 선정하는 유망주 순위에서 MLB 전체 3위에 올랐다.
컨택은 평범하나 준수한 장타력과 나쁘지 않은 주력, 좋은 수비력까지 두루 갖춰 ‘5툴 플레이어’의 자질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2020시즌 감격의 빅리그 데뷔에 성공했지만, MLB의 벽은 너무나도 높았다.

아델은 데뷔 후 4시즌 통산 178경기 출전에 그쳤다. 타율 0.214 18홈런 66타점 OPS 0.625로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가끔 터지는 ‘뜬금포’를 제외하면 생산성을 기대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심지어 수비도 별로였다. 아델은 2022시즌까지 단 한 번도 OAA(평균 대비 아웃 기여도)와 FRV(수비 득점 기여)에서 양수를 기록한 적이 없다. 2023시즌 처음으로 ‘플러스’로 돌아섰으나 각각 1씩 기록한 것이 전부다. 당연히 ‘망한 유망주’로 취급됐다.

심지어는 이름보다 치명적인 실책으로 더 유명해졌다. 2020년 8월 10일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경기에서 닉 솔락의 타구가 우익수 아델을 향해 날아갔다. 아델이 공을 빠르게 쫓아갔다. 타구 판단이 살짝 부정확해 마지막에 몸을 틀어 글러브를 뻗었다.
그런데 공은 아델의 글러브에 들어왔다가 나오더니 담장을 넘어갔다. 솔락은 베이스를 한 바퀴 돌아 홈으로 들어왔다. 기록 상으로는 아델의 실책이었으나 사실상 홈런 하나를 갖다 바친 셈이었다.

그런 아델이 감을 잡기 시작한 듯하다. 지난해 주전으로 130경기에 뛰며 20홈런 고지를 밟더니, 올해 타율 0.227 22홈런 63타점 OPS 0.752로 더 발전했다. 타율은 여전히 낮으나 ‘일발장타’를 앞세워 조금씩 껍질을 깨고 있다.
물론 여전히 좋지 않은 수비력을 비롯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아직 ‘톱 유망주’ 시절의 평가에도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그간 에인절스의 속만 잔뜩 썩이던 ‘금쪽이’가 이 정도로 발전한 것만으로도 긍정적인 신호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MLB.com 홈페이지 하이라이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