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KKKK!’ 부진했던 41세 노장, 이래서 데려왔구나…정상 2번 올라 본 베테랑이 디트로이트에 ‘위닝 멘탈리티’ 입힐까

[SPORTALKOREA] 한휘 기자= 산전수전 다 겪은 41세의 노장이 트레이드 마감 시한에 ‘우승권 팀’의 러브콜을 받은 데는 이유가 있었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찰리 모튼은 4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 2사사구 6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초반에는 다소 불안감을 노출했다. 1회 브라이스 하퍼에게 2루타를 맞고 2사 2루 위기를 맞았으나 실점 없이 넘겼다. 하지만 2회에 연속 안타에 이은 맥스 케플러의 땅볼로 한 점을 줬고, 추가점도 내줄 뻔했으나 좌익수 라일리 그린의 호수비 덕에 실점을 막았다.
하지만 3회부터 관록을 발휘하며 무실점 투구를 이어 갔다. 특히 4회부터는 5타자 연속 삼진이라는 기염을 토했다. 6회에 2사 1, 3루 마지막 위기를 맞았으나 파울 지역의 깊숙한 뜬공을 우익수 웬실 페레스가 잡아내며 다시금 모튼을 도왔다.
비록 경기는 필라델피아의 2-0 승리로 끝났고, 모튼도 시즌 9패(7승)째를 떠안았다. 그러나 그 누구도 모튼에게 돌을 던지지 않았다.

모튼은 2008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데뷔한 잔뼈 굵은 베테랑이다. 이후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필라델피아를 거쳐 2017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입단했고, 33세의 나이로 뒤늦게 전성기를 맞이함며 팀의 월드 시리즈 우승을 함께 했다.
2019년에는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최지만과 한솥밥을 먹었다. 33경기 194⅔이닝 16승 6패 평균자책점 3.05 240탈삼진으로 모든 부문에서 ‘커리어 하이’를 경신했고, 사이 영 상 투표 3위에 올라 데뷔 후 처음으로 ‘포디움’에 들었다.
이를 바탕으로 2021시즌을 앞두고 애틀랜타로 돌아가 선발진 한 축을 맡으며 생애 2번째 우승반지를 손에 넣었다. 지난해까지 애틀랜타에서 활약하고 올 시즌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새 둥지를 틀었다. 통산 성적은 407경기 2,233이닝 145승 132패 평균자책점 4.07 2,154탈삼진이다.

어느덧 41세의 노장이 된 모튼도 세월의 흐름은 피할 수 없었다. 올해 볼티모어에서 23경기(17선발) 101⅓이닝 7승 8패 평균자책점 5.42로 2010시즌(2승 12패 평균자책점 7.57) 이후 가장 부진한 한 해를 보냈다. 그런데 놀랍게도 트레이드 시장에서 ‘러브콜’이 왔다. 디트로이트였다.
디트로이트는 토미 존 수술로 ‘시즌 아웃’된 잭슨 조브에 이어 리스 올슨까지 어깨 부상으로 이탈해 정규시즌 내 복귀가 어려워졌다. 이에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크리스 패댁을, 그리고 볼티모어에서 모튼을 데려와 ‘긴급 수혈’에 나섰다.
올해 모튼이 부진했던 탓에 트레이드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은 거의 없었다. 쇠할 만큼 쇠한 노장이 팀에 얼마나 도움이 되겠냐는 것이다. 그런데 첫 등판부터 ‘노익장’을 과시하며 디트로이트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MLB 역사상 5번째로 많은 나이로 5연타석 삼진을 기록하는 진기록도 세웠다.

모튼을 영입한 이유는 하나 더 있다. 현재 디트로이트 선발진은 모튼을 제외하면 전부 20대 선수로 구성돼 있다. 잭 플래허티를 제외하면 포스트시즌 경험도 적은 편이다. 그런데 모튼은 월드 시리즈만 2차례 제패한 선수다.
포스트시즌과 같은 단기전에서 경험 많은 ‘베테랑’의 역할은 두말하면 입 아픈 수준이다. ‘우승 경력직’인 모튼이 포스트시즌에서 정신적 지주이자 ‘튜터’로서 팀에 ‘위닝 멘탈리티’를 부여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여기에 이적 후 첫 등판부터 나이를 거스르는 호투를 선보여 기대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대로 반등에 성공해 ‘클래스’를 되찾는다면 마운드에 정말 큰 힘이 될 것이다. 3번째 ‘정상 등극’을 향한 모튼의 도전이 ‘해피 엔딩’으로 끝날 수 있을까.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