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고도 찝찝한 다저스, 9회 진짜로 어떡할꼬…믿었던 ‘82세이브 베테랑’도 흔들, 트레이드 괜히 망설였나

[SPORTALKOREA] 한휘 기자= ‘위닝 시리즈’를 챙기고도 LA 다저스는 다소 찝찝한 기분으로 홈으로 돌아가게 됐다.
다저스는 4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의 조지 M. 스타인브레너 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원정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3-0으로 이겼다. 이 승리로 2승 1패 ‘위닝 시리즈’를 완성하고 시즌 65승(47패)째를 챙겼다.
선발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5⅔이닝 5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10승(7패)째를 챙겼다. 타선에서는 프레디 프리먼이 5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으로 펄펄 날았고, ‘리드오프’ 오타니 쇼헤이도 2안타 2볼넷에 도루 2개를 기록했다.

전반적으로 좋은 경기력이었으나 ‘옥에 티’도 있었다. 9회였다. 하마터면 동점 내지 역전을 허용할 뻔했다.
다저스는 9회 말 블레이크 트라이넨을 마운드에 올렸다. 그런데 트라이넨은 선두 타자 김하성을 볼넷으로 내보내더니 제이크 맹검과 테일러 월스를 각각 안타와 볼넷으로 출루시켜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트라이넨이 26개의 공을 던지면서 위기를 벗어나지 못하니 다저스는 부랴부랴 벤 캐스패리우스를 투입했다. 캐스패리우스가 그나마 얀디 디아스를 유격수 땅볼로 잡고 세이브를 챙겼기에 망정이지, 다저스 입장에서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다저스의 9회 고민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다저스는 시즌 초 트라이넨을 비롯해 에반 필립스, 마이클 코펙 등 여러 불펜 투수가 부상으로 장기간 자리를 비우고 있다. 이에 올 시즌을 앞두고 4년 7,200만 달러(약 1,001억 원)에 FA 계약을 맺은 좌완 태너 스캇을 마무리로 낙점했다.
그런데 스캇은 전반기에만 7번의 블론세이브를 저지르는 등 47경기 45⅔이닝 1승 2패 19세이브 평균자책점 4.14로 부진했다. 월별로 심한 기복에 시달리더니 팔꿈치 부상으로 잠시 전열에서 이탈한 상태다.
다행히 때마침 트라이넨이 돌아왔다. 트라이넨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현 애슬레틱스) 시절 ‘특급 마무리’로 활약한 기억이 있는 베테랑이다. 통산 82개의 세이브를 기록했고, 지난해 다저스에서 1점대 평균자책점으로 활약하며 우승에 힘을 보탰다.

그런데 복귀 후 트라이넨의 투구 내용이 좋지 않다. 7월 29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5-1로 앞선 9회 말에 등판했으나 ⅔이닝 2피안타 2볼넷 2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고 이닝을 마치지 못했다. 이틀 후 다시 경기에 나섰으나 ⅓이닝 2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불안했다.
이날도 트라이넨은 3번이나 출루를 허용했다. 복귀 후 3경기에서 고작 1⅔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피안타 5개와 볼넷 4개를 헌납했다. WHIP(이닝당 출루 허용)가 무려 5.40에 달한다.

트라이넨이 도저히 안정을 찾지 못하며 다저스의 고민은 다시 깊어지고 있다. 다저스는 트레이드 마감 시한을 앞두고 마무리 투수 영입전에서 발을 뺐다. 시장이 ‘과열 양상’으로 흐르는 것을 부담스러워했다.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브록 스튜어트를 영입했지만, 스튜어트는 마무리보다는 셋업맨에 적합한 선수다. 트라이넨에게 뒷문을 맡길 심산으로 스튜어트 영입으로 보강을 마무리한 것인데, 정작 그 트라이넨이 너무도 불안하다.
트라이넨이 살아나지 못하면 다저스는 불펜 운용 계획을 다시 짜야 한다. 스캇이 돌아오면 마무리를 맡기는 방법도 있으나 그간 부진했던 탓에 신뢰도가 떨어진다. 알렉스 베시아와 같은 다른 필승조의 보직을 바꿀 수도 있으나 마무리 경험 부족이 걱정이다.
이렇게 되니 트레이드로 전문 마무리를 보강하지 않은 것이 아쉽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다저스의 판단이 타당했음을 증명하려면 남은 시즌 내에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