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 밀린 김도영의 복귀전, 어찌 보면 더 중요한 경기에 성사된다…‘7연패→2연승’ KIA, 거인도 넘어설 수 있나

[SPORTALKOREA] 한휘 기자= 비에 사흘이나 밀리게 된 ‘MVP’ 김도영(KIA 타이거즈)의 복귀전은 어찌 보면 팀에 더 중요한 경기에 성사되게 됐다.
김도영은 지난 2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5월 27일 이후 67일 만의 1군 복귀다.
김도영은 지난해 141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7 38홈런 109타점 40도루 OPS 1.067로 리그 최고의 ‘스타 선수’ 반열에 올랐다. KBO리그 역사상 내국인 선수가 한 번도 달성하지 못했던 ‘40-40’을 눈앞까지 뒀다. 각종 지표에서 최상위권을 휩쓸었고, 3루수 골든글러브와 MVP도 김도영의 몫이었다.
그런데 올해 부상에 시달리며 단 27경기 출전에 그쳤다. 성적 자체는 타율 0.330 7홈런 26타점 OPS 1.008로 올해 투고타저 양상을 고려하면 매우 훌륭하지만, 1군에 얼굴을 비춘 날 자체가 너무 적다.

3월 22일 NC 다이노스와의 홈 개막전에서부터 주루 플레이 도중 왼쪽 허벅지 햄스트링을 다쳤다. 다행히 근육에 직접 손상이 간 것은 아니고 근막만 다친 정도라 한 달여 만에 돌아왔다.
이후 한 달 내내 맹타를 휘두르며 MVP의 귀환을 알렸으나 5월 27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도루를 시도하다가 오른쪽 허벅지 햄스트링마저 다쳤다. 전보다 심각했다. 근육 부분 파열이 발생해 사실상 전반기 내 복귀가 불발됐다.
불행 중 다행으로 회복이 비교적 순조로웠다. 7월 15일부터 가벼운 캐치볼과 티 배팅을 시작했다. 22일에는 병원 재검진 결과 허벅지 상태에 ‘이상 없음’ 판정까지 나오면서 본격적으로 복귀 준비 절차를 밟을 수 있게 됐다.

김도영은 이후 기술 훈련을 온전히 소화하며 복귀에 박차를 가했다. 1일에는 목포과학기술대와의 연습 경기에 출전해 오랜만에 실전을 소화했다. 본래 계획은 2일 한일장신대와의 연습 경기도 나서는 것이었는데, KIA는 예상보다 일찍 콜업을 결정했다.
이른 복귀인 만큼 선발로 경기를 전부 소화하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범호 KIA 감독도 대타로 기용할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중요한 상황에서 김도영이 타석에 나오는 것만으로도 KIA에는 천군만마였다.
그런데 김도영은 아직 복귀전을 치르지 못했다. 비 때문이다. 2일과 3일 내내 남부 지방에 거센 비가 내리며 연이틀 경기가 취소됐다. 선두 한화와의 홈 맞대결이라 김도영의 복귀를 기대하는 팬이 많았기에 더 아쉬움이 남았다.

비로 두 경기나 취소되면서 김도영의 복귀전은 어찌 보면 더 중요한 경기에서 펼쳐지게 됐다. KIA는 내일(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3위 롯데 자이언츠와 3연전을 치른다.
롯데는 57승 3무 44패(승률 0.564), 5위 KIA는 48승 4무 47패(승률 0.505)로 두 팀의 승차는 6경기에 달한다. 격차가 크나 절대 못 따라잡을 수준도 아니다. 만약 포스트시즌에 두 팀 모두 진출한다면 와일드카드 결정전이나 준플레이오프에서 만날 가능성도 충분하다.
더구나 한화를 상대로 상대 전적이 4승 8패로 ‘절대 열세’인 것과 달리, 롯데와의 맞대결에서는 6승 6패로 ‘호각세’다. 7연패를 끊고 연승을 달리기 시작한 KIA가 분위기를 잇기에는 차라리 한화보다 할만한 상대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롯데도 지난주를 4승 2패로 마치는 등 최근 10경기에서 8승 2패로 쾌조의 페이스를 선보이고 있다. 당장 지난 25~27일 원정 시리즈에서 KIA를 스윕했다. 그럼에도 트레이드를 통한 투수진 보강과 김도영의 합류라는 호재를 앞세워 다른 결과를 노린다.
KIA는 이번 3연전을 시작으로 NC 다이노스-삼성 라이온즈까지 중위권 팀들을 연달아 만나기 때문에 롯데를 상대로 첫 단추를 잘 꿰야 한다. 어쩌면 8~9월 ‘대반격’의 성공 여부를 판가름하는 첫 시리즈가 될지도 모른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뉴시스, 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