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만 가면 이치로” 이정후 데뷔 첫 4안타에 미국 반응도 뜨겁네…다시 부는 바람, “그를 믿어 주자”

[SPORTALKOREA] 한휘 기자= 뉴욕만 오면 태풍이 되는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활약에 현지에서도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이정후는 4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뉴욕주 뉴욕의 시티 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뉴욕 메츠와의 원정 경기에 7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4안타 1볼넷 2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이날 이정후는 지난해 MLB 무대에 데뷔한 이래 144경기 만에 처음으로 4안타 경기를 펼쳤다. 아울러 한국인 선수가 한 경기에 5번 출루한 것은 김하성(탬파베이 레이스)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절이던 2023년 7월 23일(4타수 3안타 1홈런 2볼넷) 이후 약 2년 만이다.

첫 타석부터 감이 좋았다. 3회 초 선두 타자로 나서서 메츠 선발 투수 프랭키 몬타스의 2구를 통타해 중전 안타를 치고 나갔다. 이어 2루 도루를 시도해 성공시켰고, 포수 프란시스코 알바레스의 송구가 뒤로 빠진 틈을 타 3루까지 진루했다. 뒤이어 패트릭 베일리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아 1-1 동점을 만들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4회 초 1사 1루 상황에서 들어선 2번째 타석에서 재차 중전 안타를 치고 나갔다. 1루 주자 케이시 슈미트를 3루까지 보냈다. 이후 엘리엇 라모스의 적시타를 틈타 재차 득점에 성공했다.
이정후의 방망이는 식지 않았다. 6회 초 3번째 타석에서 오스틴 워렌의 6구를 밀어내 좌전 안타를 신고했다. 8회 초 4번째 타석에서는 볼넷을 골랐고, 9회 초 야수인 루이스 토렌스를 상대로 재차 좌익수 쪽 2루타를 치며 이날 ‘100% 출루’를 달성했다.
펄펄 난 이정후의 올 시즌 성적은 타율 0.258 6홈런 44타점 8도루 OPS 0.733이 됐다. 한때 2할 5푼이 무너졌던 타율을 순식간에 2할 6푼 목전까지 복구했다. OPS도 크게 올랐다.

6월까지 부진하던 이정후는 7월 초 10경기에서 타율 0.324(37타수 12안타) 6타점 OPS 0.852로 반등할 기미를 보였다. 하지만 올스타전 휴식기 이후 11경기에서는 기복에 시달리며 타율 0.238(42타수 10안타) 3타점 1도루 OPS 0.629로 주춤했다.
하지만 메츠를 상대로는 유난히 강한 모습을 보인다. 7월 26~28일 홈에서 진행된 3연전에서 도합 11타수 5안타 2볼넷으로 펄펄 날더니, 이번에 원정 시리즈에서도 3경기 내리 안타를 쳐내는 등 12타수 7안타 1볼넷으로 강세를 이어 갔다.
특히 유독 뉴욕에서 경기력이 좋다. 이정후는 올 시즌 뉴욕 양키스의 홈구장인 양키 스타디움에서도 3경기를 뛰며 도합 13타수 5안타 3홈런 7타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올해 이정후의 뉴욕 경기 성적은 타율 0.524(21타수 11안타) 3홈런 8타점 OPS 1.758이다.

부진 탓에 한동안 험악하던 민심도 누그러질 기미가 보인다. 이날 이정후의 활약을 본 한 팬은 SNS에 “뉴욕에서 뛸 때면 전성기 이치로로 돌변한다”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전문가 패널 사이에서도 좋은 말이 나왔다. ‘NBC스포츠’의 프로그램 진행자 본타 힐은 “정말 기가 막힌 주말을 보내고 있다. 활동적이고, (그간의 부진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그를 믿어 주자”라며 호평했다.
뉴욕만 오면 ‘태풍’이 되는 이정후의 활약에 힘입어 샌프란시스코도 12-4 대승을 거두고 위닝 시리즈를 수확했다. 시즌 성적은 56승 56패(승률 0.500)다.
샌프란시스코 선발 투수 카슨 위즌헌트는 5⅓이닝 3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호투하며 MLB 데뷔 2경기 만에 첫 승리를 수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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