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보석함' 열길 잘했나? ‘호화 군단’ 메츠 타선, 좌완 신인 투수한테 꽁꽁 묶였다…데뷔 2경기 만에 첫 승 신고

[SPORTALKOREA] 한휘 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보석함’을 여는 판단은 옳았던 것일까.
샌프란시스코 카슨 위즌헌트는 4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뉴욕주 뉴욕의 시티 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뉴욕 메츠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3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호투했다.
경기 초반에는 불안했다. 1회 1사 후 프란시스코 린도어에게 솔로포(21호)를 맞고 선취점을 내줬다. 하지만 2회까지 추가 실점 없이 메츠 타자들을 잘 정리했고, 샌프란시스코가 3~4회에만 7점을 몰아치며 위즌헌트의 등을 밀어줬다.

위즌헌트는 3~4회에 볼넷 하나만 주고 실점 없이 이닝을 빠르게 정리했다. 5회 2사 후 프란시스코 알바레스에게 1타점 2루타를 맞았으나 브랜든 니모를 땅볼로 잡고 불이 번지는 걸 막았다. 6회에는 린도어에게 볼넷을 줬으나 후안 소토를 2루수 뜬공으로 잡고 임무를 마쳤다.
이어 올라온 호세 부토가 피트 알론소를 5-4-3 병살타로 잡으며 위즌헌트의 실점은 2점에서 멈췄다. 샌프란시스코가 12-4 대승을 거두며 위즌헌트는 MLB 데뷔 2번째 등판에서 승리 투수가 되는 기쁨을 안았다.

190cm-97kg의 체격을 지닌 좌완 투수 위즌헌트는 2022 MLB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에서 샌프란시스코의 지명을 받았다. 2023시즌까지 순조롭게 성장하면서 2024시즌을 앞두고는 MLB 파이프라인이 선정한 유망주 순위에서 83위에 올랐다.
지난해 트리플A에서 5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부진하며 평가가 조금 내려갔지만, 올해는 타고투저의 환경 속에서도 18경기 97⅔이닝 8승 5패 평균자책점 4.42로 선방했다. 이에 파이프라인은 위즌헌트를 샌프란시스코 구단 내 유망주 순위 3위에 올려놓았다. 투수 가운데는 가장 높다.
특히 유망주 평가 당시 최하 20점, 최고 80점으로 선수의 잠재력을 평가하는 ‘20-80 스케일’에서 체인지업 구종에서 70점을 받았다. 류현진(한화 이글스)의 ‘시그니처’인 서클체인지업이 MLB 시절 70점을 받았다. 위즌헌트가 ‘괴물급’ 체인지업을 던진다는 의미나 다름없다.

샌프란시스코는 선발진이 연이은 부진에 빠지자 지난 7월 29일 위즌헌트를 빅리그로 불러올렸다. 이날 피츠버그 파이리츠를 상대로 선발 데뷔전을 치른 위즌헌트는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4실점으로 데뷔전을 마쳤다.
2회까지는 4점이나 헌납하며 빅리그의 높은 벽을 절감하는 듯했다. 하지만 3회부터 빠르게 안정을 찾으며 5회까지 한 점도 더 내주지 않았다. 다음 등판을 기대케 하는 투구 내용이었는데, 실제로 이번 메츠전에서 호투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이날 위즌헌트가 끌어낸 6번의 헛스윙 중 5번이 체인지업에서 비롯됐다. 최고 시속 94.4마일(약 151.9km)의 싱커를 앞세워 12개의 범타 중 6개를 땅볼로 잡아냈다. 특히나 메츠 타선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사나이’ 소토를 비롯해 린도어, 알론소 등이 배치된 ‘호화 군단’이라 오늘의 호투가 더 의미 있었다.
샌프란시스코는 7월의 부진으로 올해 포스트시즌 진출을 사실상 포기하고 주력 선수 여럿을 트레이드로 내보냈다. 올해만큼이나 내년을 바라본 구단 운영도 중요해진 가운데, 위즌헌트가 빠르게 로테이션에 정착하면 선수단 구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