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제국 이대로 무너지나?' 양키스, 황당 주루사+감독 분노+최다 실책까지...'총체적 난국'

[SPORTALKOREA] 김지현 기자=뉴욕 양키스가 절벽 끝에 몰렸다.
양키스는 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마이애미 말린스와 경기에 0-2로 패했다. 직전 10일 마이애미 1차전에서는 충격의 12-13 역전패를 당했다.
2연패를 당한 양키스는 60승 51패를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3위로 내려앉았다. 와일드카드 순위 경쟁에서도 2위로 밀려났다. 3위 시애틀 매리너스와는 1.5경기, 4위 텍사스 레인저스와는 2.5경기 차다.
마이애미 3차전에서 스윕패를 당할 경우, 와일드카드 경쟁 순위권 경쟁에서도 밀려날 수 있다. 절벽 끝에 몰렸다.
최근 10경기 4승 6패. 지난달 27일 주장 애런 저지가 부상으로 이탈한 이후 팀은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수비와 주루에서 잔실수가 속출하고 있다. 최근 트레이드로 합류한 '신입생'들도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3일 마이애미와의 2차전, 2회 초 황당한 주루 실수가 나왔다. 1사 1루에서 폴 골드슈미트의 타구를 마이애미 외야수가 플라이 아웃 처리하는 순간, 1루 주자 재즈 치좀 주니어는 1루와 2루 사이에서 타구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한참 늦게서야 1루로 돌아갔다. 결국 태그 아웃되며 더블아웃. 순식간에 두 개의 아웃카운트가 채워지며 이닝이 허무하게 종료됐다.
이 가운데 애런 분 감독은 공개 석상에서 코치를 질책하는 장면까지 연출됐다. 치좀 주니어의 아웃 직후, 더그아웃에서는 분 감독이 1루 코치에게 강하게 항의하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그대로 잡혔다.
미국 매체 ‘USA 투데이’는 “분 감독이 코치에게 이렇게까지 화를 내는 건 처음 본다”라고 전했다.
분 감독의 분노는 이해할 만했다. 충분히 피할 수 있었던 상황에서 나온 어이없는 주루사였기 때문이다. 치좀은 왜 더 빨리 1루로 돌아가지 않았던 걸까. 코치진 역시 주자의 움직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상황을 놓친 듯했다. 모든 장면이 납득하기 힘든 흐름이었다.
해당 매체는 “이 장면은 2025년 MLB 시즌에서 가장 황당하고 혼란스러운 실수 중 하나가 될 수도 있다”라고 꼬집었다.

지난 2일에는 큰맘 먹고 영입한 '신입생' 4명이 경기를 완전히 망쳤다. 이날 양키스 데뷔전을 치른 불펜 투수들은 도합 2⅓이닝 9피안타(2피홈런) 2볼넷 3탈삼진 9실점(7자책)으로 처참하게 무너졌다. 여기에 유일한 야수 보강이었던 카바예로마저 끝내기로 이어지는 치명적인 실책을 범하며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양키스는 이미 메이저리그 전체 실책 1위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바로 유격수 앤서니 볼피다. 그는 지난 7월 31일 탬파베이전에서 2개의 실책을 추가하며 시즌 16실책째를 기록, MLB 전체 실책 1위로 올라섰다.
선수, 코치, 감독 모두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 경기는 물론 분위기마저 무너지는 양상이다.

주장 저지는 오는 6일 또는 7일 복귀할 예정이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 따르면 애런 분 감독은 “저지가 텍사스 원정 시리즈에서 복귀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라며, 복귀 시점은 6일 또는 7일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와일드카드 순위 4위 텍사스와의 맞대결인 만큼 그의 복귀는 더욱 중요하다. 과연 저지가 혼돈에 빠진 양키스를 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양키스는 한때 ‘악의 제국’이라 불렸다. 오랜 역사와 함께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스타 선수들을 쓸어 모으며 우승을 노렸고, 실제로 수차례 정상에 올랐다.
월드시리즈 27회 우승, 아메리칸리그 41회 우승 등 화려한 기록은 메이저리그 최고 구단이라는 명성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최근의 양키스는 악의 제국이 아닌, '혼돈의 제국'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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