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버스, 보고 있나?’ 끝내기 작렬한 ‘MLB 톱 유망주’…트레이드 후 22승 15패 보스턴, ‘추락’ SF와 비교되네

[SPORTALKOREA] 한휘 기자= 팀을 떠난 라파엘 데버스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함께 ‘날개 없는 추락’을 겪는 사이, 보스턴 레드삭스는 ‘전체 1순위’ 유망주와 함께 고공비행 중이다.
보스턴 로만 앤서니는 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펜웨이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홈 경기에 1번 타자-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이날 앤서니는 3회 말 우전 안타로 출루한 것을 제외하면 그다지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하지만 연장 10회 말에 결정적인 기회가 왔다. 1-1 동점 상황에서 무사 2, 3루라는 ‘끝내기 찬스’가 찾아온 것.
2-2 카운트에서 앤서니는 좌완 베넷 수자의 6구 가운데로 몰린 패스트볼을 통타했다. 가운데로 멀찌감치 날아간 타구는 중견수 채스 맥코믹의 머리를 넘어 그라운드로 떨어졌다. 2-1로 경기를 마무리하는 끝내기 안타였다.

2004년생의 좌타 외야수인 앤서니는 올해 MLB 파이프라인이 선정한 전미 유망주 랭킹에서 1위에 오른 ‘특급 유망주’다. 시즌 전 순위에서 사사키 로키(LA 다저스)에 이어 2위에 올랐고, 로키가 MLB에 데뷔하면서 앤서니가 1위로 올라왔다.
타격에서 완성된 선수라는 호평을 받았다. MLB 파이프라인은 최대 80점 만점으로 유망주를 평가하는 ‘20-80 스케일’에서 앤서니의 컨택과 장타력에 나란히 60점을 줬다. 올스타 수준의 재능을 갖췄다는 평가 속에 6월 10일 빅리그의 부름을 받았다.

MLB의 벽은 높았다. 데뷔전부터 우익수로 출전했으나 평범한 안타를 뒤로 흘리며 팀 패배에 일조했다. 이날 경기 후 구단이 관계자와 취재진이 모두 보는 앞에서 대놓고 수비 훈련을 시켜 ‘굴욕 주기’라는 논란까지 생겼다.
첫 15경기에서 앤서니는 타율 0.114(44타수 5안타) 1홈런 5타점 OPS 0.518에 그쳤다. 그런데 6월 말부터 감을 잡았다. 최근 28경기에서 타율 0.350 1홈런 13타점 OPS 0.965로 맹타를 휘두른다. 출루율은 무려 0.451에 달한다.


특히 주축 타자 데버스가 없는 보스턴이라 앤서니의 활약이 더욱 귀중하다. 보스턴은 올해 구단과 갈등을 빚다가 6월 16일 샌프란시스코로 트레이드됐다. 트레이드 직후에는 보스턴이 데버스의 공백을 뼈저리게 느끼며 빈공에 시달려 잘못 팔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7월 들어 앤서니가 라인업에 완전히 정착하자 상황이 달라졌다. 7월 보스턴의 팀 타격 성적은 타율 0.265 31홈런 130타점 133득점 OPS 0.795다. 동 기간 아메리칸리그(AL) 타율 3위, 타점 4위, 득점 4위, OPS 3위로 훌륭하다. 데버스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는다.
타격이 살아나니 보스턴의 성적도 좋아졌다. 데버스를 보낸 후 보스턴은 22승 15패(승률 0.595)로 질주 중이다. 7월 이후로 범위를 좁히면 18승 7패(승률 0.720)로 거의 ‘폭주’ 수준이다. 덕분에 현재 시즌 성적은 60승 51패(승률 0.541)로 AL에서 4번째로 승률이 높다.

반면 샌프란시스코로 넘어간 데버스는 부진한 타자들과 함께 ‘샌적화(샌프란시스코 최적화)’됐다. 이적 후 성적이 타율 0.218 4홈런 15타점 OPS 0.683에 불과하다. 동 기간 팀은 14승 24패로 무너졌다. 시즌 성적은 55승 55패(승률 0.500)다. 결국 얼마 전 트레이드로 주력 선수 몇 명을 내보내기까지 했다.
때마침 앤서니의 꾸준한 출전은 데버스의 이적으로 지명타자 자리가 빈 덕도 있었다. 여러모로 보스턴이 데버스를 내보낸 것이 ‘정답’으로 귀결되는 분위기다. 보스턴에게는 최고의, 샌프란시스코에는 최악의 거래 아니었을까.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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