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바로 커쇼 클래스! 탬파베이 타선 꽁꽁 묶은 시즌 5호 QS 호투…“슬라이더 커맨드가 특히 좋았다”

[SPORTALKOREA] 한휘 기자= ‘폼은 일시적이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라는 빌 샹클리의 명언은 스포츠를 가리지 않는다.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를 보면 알 수 있다.
커쇼는 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의 조지 M. 스타인브레너 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5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1회 1사 후 김하성에게 경기 첫 안타를 맞았으나 두 타자를 범타로 잡고 이닝을 정리했다. 2회에는 크리스토퍼 모렐과 자니 델루카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무사 1, 2루 위기에도 몰렸으나 뒤이어 세 타자를 깔끔히 정리하고 위기를 넘겼다.
고비를 극복한 커쇼는 더욱 단단해졌다. 3회 2사 후 브랜든 라우에게 안타를 맞고 폭투도 나왔으나 이번에도 실점하지 않았다. 4회에는 삼진 2개를 묶어 이날 경기 처음으로 삼자범퇴를 기록했고, 5회에도 세 타자를 빠르게 범타로 돌려세웠다.
6회가 마지막 고비였다. 1사 후 라우가 유격수 무키 베츠의 실책으로 출루했고, 폭투가 나오며 2사 2루 위기에 놓였다. 그런데 모렐의 2루타성 타구를 3루수 알렉스 프릴랜드가 내야 안타로 끊는 호수비를 선보였다. 실점을 넘긴 커쇼는 1, 3루 상황에서 델루카를 중견수 뜬공 처리하며 이번에도 실점을 막았다.
커쇼가 호투하는 사이 다저스 타선도 5점을 뽑아 우위를 가져갔다. 7회부터는 저스틴 로블레스키가 등판해 3이닝을 틀어 막으며 다저스가 5-0 승리를 완성했다.

그야말로 ‘관록투’였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시속 90.3마일(약 145.3km)에 그쳤음에도 탬파베이 타선이 좋은 타구를 얼마 만들어내지 못했다. ‘주무기’ 슬라이더의 위력도 좋았지만, 커브로 5번의 헛스윙을 끌어낼 만큼 전반적인 투구 내용 자체가 좋았다.
무엇보다도 ‘커맨드’가 좋았다. 제구가 크게 흐트러지지 않으면서도 실투도 억제하면서 탬파베이 타자들을 공략했다. 구위가 전성기 대비 하락한 후 커쇼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레퍼토리가 나왔다.

커쇼 본인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커쇼는 경기 후 현지 매체들과의 인터뷰에서 “오늘 커맨드가 전반적으로 나아졌다. 특히 슬라이더가 좋았다”라며 “지난 보스턴전 등판(7월 27일 원정 경기)에서 좋지 않았는데, 커브로 스트라이크를 끌어냈고 패스트볼 제구도 좋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윌(포수 윌 스미스)도 잘 해줬다. 2회 위기 상황이 있었으나 잘 벗어난 것이 결정적”이라고 경기 내용을 회고했다.

부상 여파로 5월 중순에서 빅리그 로스터에 돌아온 커쇼는 올 시즌 13경기 65⅔이닝을 던지며 5승 2패 평균자책점 3.29로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전에 비해 이닝 소화력이 줄었음에도 이날 등판을 포함해 6번의 퀄리티스타트(QS)를 기록했다.
지난 7월 3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홈 경기에서는 통산 3,000탈삼진이라는 위업도 세웠다. 후반기 첫 2번의 등판에서 다소 부진하며 내리 5이닝을 못 채웠지만, 이번에 쉽지 않은 상대인 탬파베이를 상대로 호투하며 반등의 신호탄을 쐈다.
올 시즌 다저스는 불펜진이 전반적으로 불안감을 노출하고 있어 선발 투수들의 활약이 중요한 상황이다.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비롯해 부상에서 돌아온 타일러 글래스나우, 내일(3일) 복귀전에 나서는 블레이크 스넬 등 강속구 투수들이 중심을 잡고 있지만, 37세의 나이에도 관록을 보여주는 커쇼의 공헌도도 빼놓으면 섭섭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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