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cm’ 단신 신화 이대로 끝? 514억 베테랑 선발 투수, 부진 끝에 양키스서 방출…‘폭풍 영입’ 유탄 맞아

[SPORTALKOREA] 한휘 기자= 170cm의 작은 키로 메이저리그(MLB) 올스타 선발 투수로 활약한 마커스 스트로먼이 부진 끝에 방출을 피하지 못했다.
뉴욕 양키스는 2일(이하 한국시각) 대대적인 로스터 개편을 진행했다. 트레이드로 영입한 4명의 선수를 등록하면서 투수 2명을 마이너 리그로 강등하고 1명을 방출했다. 그 1명이 바로 스트로먼이었다.
스트로먼은 5피트 7인치(약 170cm)라는 매우 작은 키로 MLB 무대를 누벼 화제가 된 선수다. 21세기 빅리그에서 5피트 10인치(약 178cm)보다 작은 선수가 선발 투수로 출전한 사례는 스트로먼을 포함해 단 6명뿐이다.

심지어 평범한 선발 투수도 아니었다. 2014년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MLB 무대를 밟자 마자 10승 고지를 밟았다. 이후로도 팀의 주축 선발 투수로 마운드를 지켰고, 2019시즌에는 데뷔 6번째 시즌에 올스타로 선정됐다.
이해 뉴욕 메츠로 트레이드된 스트로먼은 코로나19로 시즌이 단축된 2020시즌은 건강을 이유로 뛰지 않았다. 2021시즌 메츠와 재계약해 여전히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고, 이듬해 시카고 컵스로 이적했다. 2023시즌에는 다시 올스타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다만 나이가 많아지는 데다 부상으로 2년 연속으로 규정 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그럼에도 2023시즌 후 FA 자격을 얻은 스트로먼에게 양키스가 2년 총액 3,700만 달러(약 541억 원)의 계약을 선사했다. 2025시즌에 140이닝 이상 던지면 자동으로 1년 연장되는 옵션도 포함됐다.

선발진 보강이 필요했던 만큼 스트로먼의 ‘고점’에 기대를 걸어 봤지만, 지난해 30경기(29선발) 10승 9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4.31로 다소 불안했다. 후반기 들어 급격히 내리막길을 걸으며 시즌 막판에는 롱 릴리프로 역할이 바뀌더니 포스트시즌에는 출전조차 하지 못했다.
스트로먼의 ‘몰락’은 올 시즌 본격화됐다. 시즌 초부터 불안하더니 단 3경기만 뛰고 무릎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다. 6월 30일 애슬레틱스전에 복귀했으나 이후로도 반등하지 못했다. 올 시즌 성적은 9경기 3승 2패 평균자책점 6.23으로 데뷔 후 가장 좋지 않다.
팀 내 입지도 급격히 줄었다. 카를로스 로돈이 마운드를 지키고, 맥스 프리드가 영입되며 원투펀치가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클라크 슈미트가 부상으로 이탈했으나 조만간 지난해 신인왕인 루이스 힐이 돌아올 예정이다.
여기에 캠 슐리틀러라는 잠재력 있는 영건이 마운드에 가세했다. 이에 양키스는 스트로먼을 포기했다. 트레이드로 카밀로 도발, 데이비드 베드나에 제이크 버드까지 불펜진이 대거 보강되자 자리를 비우기 위해 스트로먼을 방출했다.

경험이 풍부한 만큼 선발 자원이 모자란 팀에서 자리를 메울 용도로 데려갈 가능성은 있다. 다만 전성기 시속 93마일(약 150km)에 달하던 싱커의 평균 구속이 점점 떨어지며 올해는 시속 89.8마일(약 144.5km)까지 떨어질 만큼 구위 하락이 심각하다.
이런 구위라면 새 팀을 구하더라도 좋은 모습을 보일지 의문스러운 상황이다. MLB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단신 신화’가 이대로 끝나고 마는 것일까.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