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바로 메기 효과?' 손아섭 온 날 '4타수 3안타' 맹활약...안치홍, 불방망이로 존재감 발휘

[SPORTALKOREA] 김지현 기자=메기 효과란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났을 때 다른 개체들이 생존을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하고 경쟁력을 높이는 현상을 일컫는다.
한화 이글스 안치홍은 지난 3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홈 경기에서 6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4타수 3안타를 기록했다. 팀은 7-1로 이겼다.
안치홍은 3회 우전 안타를 기록한 데 이어, 5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도 또 한 번 우전 안타를 때려 공격 기회를 이어갔다. 그러나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득점으로 연결되진 않았다.
7회에는 선두 타자로 나서 초구 142㎞/h 직구를 통타해 좌전 안타를 만들었지만, 이번에도 후속 타자들의 범타로 득점을 올리진 못했다.
안치홍의 멀티히트는 지난달 17일 롯데전 이후 44일, 10경기 만이다. 이날 경기 직전까지 타율이 0.156까지 떨어지며 극도의 부진에 빠져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반가운 소식이다.
이날 3안타를 몰아친 안치홍은 시즌 타율과 OPS를 각각 0.175, 0.460으로 끌어올렸다.

공교롭게도 이날 경기 도중 한화는 NC 다이노스와 ‘KBO리그 최고의 교타자’ 손아섭 트레이드 사실을 발표했다. 손아섭은 외야수 또는 지명타자로 한화 타선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이 가운데 손아섭이 지명타자로 나서게 되면 안치홍의 입지에 영향을 미친다.
물론 손아섭을 지명타자로 두고 안치홍을 2루수로 기용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지만, 수비 부담을 감안하면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안치홍은 모처럼 3안타 경기를 터뜨렸다. 경쟁자가 온다는 걸 의식이라도 한 걸까.

안치홍은 전반기 손목 부상과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40경기에서 타율 0.155(116타수 18안타), 1홈런 11타점 7득점, OPS 0.423에 그치며 기대에 못 미쳤다. 결국 6월 29일 SSG 랜더스전을 끝으로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이후 지난달 8일부터 퓨처스리그에 출전해 재활 경기를 소화한 그는 7경기 중 6경기에서 안타를 기록하며 타율 0.360으로 반등 기미를 보였다. 이 활약을 바탕으로 약 한 달 만에 김경문 감독의 부름을 받아 1군에 복귀했다.
전반기 부진을 털어내려는 듯, 지난달 29일 삼성전부터 이날까지 3경기서 타율 0.400(10타수 4안타) 1타점 2삼진을 기록하며 아직까진 순항 중이다.
그러나 뜻밖의 경쟁자 출현으로 입지가 다시 흔들리는 상황에 놓였다. 안치홍과 손아섭, 두 베테랑 타자의 공존을 위한 '교통정리'는 필수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