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로스터 40% 방출→‘부품 해체’ 수준 전력 정리...MIN, 구단 매각·부채 압박 현실에 송두리째 갈아엎었다

[SPORTALKOREA] 김지현 기자=미네소타 트윈스가 부품 해체 수준으로 전력을 정리했다.
올해 미네소타가 트레이드 마감일에 ‘셀러’가 될 거라는 건 예상된 일이었다.
미네소타는 아메리칸리그(AL)에서 51승 57패(승률 0.472)를 기록하며 지구 선두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12경기 차로 뒤처져 있다.
와일드카드 최종 진출권에서도 5.5경기 차로 밀려 있으며, 팀 내에는 FA를 앞둔 선수들이 여럿 있어 구단이 전력 정리에 나서며 큰 금액을 절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긴 했었다.
문제는 아무도 그들이 이 정도까지 전력 정리에 나설 줄은 몰랐다는 점이다. 미네소타는 1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마감 시한을 앞두고, 지난달 29일부터 사흘 동안 무려 10명의 선수를 내보냈다.
사흘간 팀을 떠난 선수 명단은 다음과 같다. 카를로스 코레아(휴스턴 애스트로스), 윌리 카스트로(시카고 컵스), 조안 듀란(필라델피아 필리스), 그리핀 잭스(탬파베이 레이스), 대니 쿨롬(텍사스 레인저스), 크리스 페덱(디트로이트 타이거스), 해리슨 베이더(필라델피아), 타이 프랭스(토론토 블루제이스), 루이 발랜드(토론토), 브록 스튜어트(LA 다저스)
무려 10명, 즉 현역 로스터의 38.5%가 사라졌다.
그중에는 2025시즌 이후에도 구단 통제권이 남아 있는 선수 5명과 팀 내 최고의 불펜 투수 5명이 포함돼 있다.

이 모든 일은 구단이 막대한 부채를 안고 있다는 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2025년 3월 기준 미네소타의 부채는 약 4억 2,500만 달러로, MLB 구단 중에서도 상위권에 속했다. 여기에 지역 케이블 방송사 ‘Bally Sports North’의 파산까지 겹치며 재정 악화에 불을 지폈다.
2026시즌을 앞둔 트윈스의 로스터는 대부분이 연봉 조정 대상이 될 전망이다. 코레아 이적 이후 확정 연봉 계약자는 투수 파블로 로페스(2,175만 달러)와 외야수 바이런 벅스턴(1,514만 달러) 단 두 명뿐이다.
구단은 코레아 트레이드 한 건만으로도 약 7천만 달러를 절감했다.

구단주의 무관심도 한몫했다. 미국 매체 ‘USA 투데이’는 미네소타 구단주가 그라운드 위 성적에 관심이 없다는 사실이 이번 파격적인 트레이드 행보로 직결됐다고 보도했다.
1984년부터 폴랜드(Pohlad) 가문이 소유해 온 미네소타는 현재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매각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매력적인 인수 제안 부족과 미국의 억만장자 사모펀드 투자자 저스틴 이시비아의 거부 등 난항이 이어졌다.
폴랜드 가문은 과거에도 팀 운영과 관련해 논란이 많았다. 1997년에는 팀을 노스캐롤라이나 투자자에게 매각해 이전시키려 했으나 무산된 바 있다. 2023년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ALDS) 진출 이후에는 포흘라드 구단주가 돌연 “팀을 리사이징하겠다”라며 사실상 연봉 삭감을 선언했다.
이후 2024시즌 플레이오프 경쟁에서 탈락하자, 구단 운영진은 연봉 문제를 부인하며 “이번 부진은 단순히 팀 성적 문제”라고 강조했지만, 폴랜드 구단주는 “결국 경영적 판단이었다”고 시인했다.

결국 미네소타는 구단 매각 추진과 재무 건전성 확보 명분 속에 전력을 송두리째 갈아엎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FOX 스포츠, 미네소타 트윈스 공식 SNS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