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강판+무안타’ 오타니 비상! MVP 경쟁자도 매섭게 쫓아온다…20일 만의 3안타, PCA 질주는 현재진행형

[SPORTALKOREA] 한휘 기자= 내셔널리그(NL) MVP ‘유력 후보’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영 찝찝한 하루를 보낸 가운데, 유력 경쟁자는 흔들림 없이 바로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시카고 컵스 피트 크로우암스트롱은 지난달 3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아메리칸 패밀리 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원정 경기에 4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1사구 1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1회부터 우전 안타를 터뜨리며 타격감을 조율한 크로우암스트롱은 3회 초 1사 1, 2루 기회에서 2루수 글러브를 맞고 우측으로 빠져나가는 1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이후 모이세스 바예스테로스의 적시 2루타로 득점까지 올렸다.
크로우암스트롱은 한 타석 침묵한 뒤 6회 초 몸에 맞는 공으로 다시 출루에 성공했다. 이어 9회 초 선두 타자로 나서서 우익선상 2루타를 터뜨렸고, 니코 호너의 희생플라이로 다시 홈을 밟았다.
크로우암스트롱이 3안타 경기를 펼친 것은 11일 미네소타 트윈스전 이후 꼭 20일 만이다. 크로우암스트롱의 활약으로 컵스는 10-3 완승을 거뒀다. 시즌 63승(45패)째를 거두며 NL 중부지구 선두 밀워키(64승 44패)를 1경기 차로 추격했다.

긴 성 때문에 흔히 ‘PCA’라고 불리는 크로우암스트롱은 2023년 빅리그 데뷔에 성공한 뒤 지난해 빠른 발과 훌륭한 수비력을 앞세워 차세대 주전 중견수로 낙점됐다. 그런데 올 시즌 타격 잠재력이 예상보다 일찍 터지며 ‘MVP 컨텐더’로 도약했다.
크로우암스트롱의 올 시즌 성적은 타율 0.272 27홈런 78타점 74득점 29도루 OPS 0.868으로 골고루 준수한 지표를 기록 중이다. 현재 페이스를 시즌 끝까지 유지하면 41홈런-44도루로 시즌을 마쳐 MLB 역사상 6번째로 ‘40-40 클럽’에 가입할 수 있다.
더구나 수비력은 리그 최고 수준을 자부한다. OAA(평균 대비 아웃 기여) 17, FRV(수비 득점 기여) 17, DRS(수비 런세이브) 18로 3개 모두 NL 외야수 가운데 가장 높다. 발도 빠른데 타구 판단까지 매우 좋다.
덕분에 통계 사이트 ‘팬그래프’가 측정한 크로우암스트롱의 올 시즌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은 지난 30일 기준 5.5로 NL 1위다. 유력한 MVP 후보로 꼽히는 오타니(5.1)보다도 높다.


공교롭게도 크로우암스트롱이 맹활약한 이날 오타니는 씁쓸한 하루를 보냈다. 오타니는 신시내티 레즈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1회부터 실점하며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고, 4회 말 투구 도중 엉덩이 쪽에 경련을 호소하며 강판당했다.
이날 오타니의 투구 기록은 3이닝 5피안타 2볼넷 4탈삼진 2실점으로 투구 재개 후 가장 좋지 않았다. 타격은 정상적으로 소화했으나 5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침묵하며 팀의 2-5 패배를 막지 못했다.


오타니는 수비 기여도가 없는 지명타자라서 타격 기여도와 투수로서의 성과만으로 크로우암스트롱을 상대해야 한다. 그런데 이날 부진으로 오타니의 시즌 타율은 0.269로 내려오며 4월 26일 이후 3개월 만에 처음으로 크로우암스트롱보다 낮아졌다.
물론 종합적인 지표를 보면 오타니가 타율만 낮을 뿐 38홈런 73타점 OPS 0.978 등 대다수 지표에서 크로우암스트롱보다 우위에 있다. 마운드에서도 이날 부진했으나 여전히 평균자책점 2.40(15이닝 4실점)으로 나쁘지 않다. 아직 대다수 전문가들은 오타니의 MVP 수상을 더 유력하게 점친다.
하지만 오타니가 최근 하락세인 것과 달리 크로우암스트롱은 월간 OPS가 0.984에 달할 만큼 점점 페이스가 올라오고 있다. 8~9월에도 이 흐름이 이어지면 기자단이 크로우암스트롱의 손을 들어 줘도 이상하지 않다. 23세 영건의 ‘겁 없는 도전’에 주목해 보자.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