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도 팔려갈까? '"기회 있다"→역전패' 탬파베이, 결국 선발 투수 트레이드…신시내티로 라텔 이적

[SPORTALKOREA] 한휘 기자= 탬파베이 레이스 구단 사장이 직접 “아직 기회가 있다”라고 발언한 지 하루 만에 주축 선발 투수가 팀을 떠난다.
탬파베이는 31일(이하 한국시각) “신시내티 레즈, LA 다저스와 삼각 트레이드를 진행했다. 우완 투수 잭 라텔을 신시내티로 보낸다” 라며 “신시내티 우완 투수 브라이언 밴벨과 다저스 포수 헌터 페두시아를 받는다”라고 알렸다.
이와 동시에 신시내티가 좌완 투수 애덤 서위나우스키를 다저스로 보내고, 탬파베이는 우완 투수 폴 저베이스와 포수 벤 로트베트를 다저스로 이적시킨다.
앞서 방송사 ‘팬듀얼스포츠 네트워크 선’의 탬파베이 담당 리포터 라이언 배스에 따르면, 라텔은 이날 열린 탬파베이와 뉴욕 양키스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후 트레이드 사실을 전화로 들었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공식적으로 트레이드가 발표되며 유니폼을 바꿔 입는다.

미네소타 트윈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보스턴 레드삭스 등을 거친 라텔은 2023시즌 도중 웨이버 클레임으로 탬파베이에 합류했다. 추격조 불펜 요원으로 애매한 성적을 냈던 라텔은 탬파베이 이적 후 선발 투수로 변신해 전성기를 열었다.
2024시즌 29경기 156⅓이닝 8승 10패 평균자책점 3.63으로 호투하며 로테이션을 든든히 지켰다. 올 시즌도 22경기 133⅓이닝을 던지며 8승 8패 평균자책점 3.58을 기록해 데뷔 후 첫 10승 달성이 머지않았다.
당초 라텔은 트레이드 물망에서 조금 비껴나 있었다. 탬파베이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높은 편이었고, 거래에 나서더라도 마무리 투수 피트 페어뱅크스의 이름이 먼저 거론될 것으로 여겨졌다.

그런데 탬파베이가 7월 들어 7승 17패로 급격히 무너지고 팀 승률이 0.495로 추락하면서 상황이 뒤집혔다. 구단 옵션으로 2026시즌까지 붙잡을 수 있는 페어뱅크스와 달리 라텔은 올 시즌을 끝으로 무조건 FA 자격을 얻기 때문에 처분 우선순위가 더 높았다.
사실 불과 하루 전인 30일까지만 하더라도 에릭 니앤더 탬파베이 구단 사장이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낮아졌으나 아직 기회가 있다”라며 “2026년, 2027년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라고 선수단을 대거 내보내지 않으리라 말했다. 따라서 라텔이 이적할 가능성은 ‘미지수’였다.
하지만 탬파베이가 오늘 양키스전에서 4-5로 역전패를 헌납한 직후 라텔의 거래가 성사됐다. 어차피 올 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 데다, 탬파베이 선발 자원이 그렇게 부족하지는 않은 만큼 지금 내보내서 유망주를 받아 오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듯하다.

탬파베이가 지난 29일 주전 포수 대니 잰슨에 이어 선발진 한 축을 맡던 라텔까지 트레이드하면서 김하성의 거취에도 관심이 모인다. 김하성은 올 시즌을 마치고 ‘옵트 아웃(선수가 계약을 중도 해지)’을 선언할 수 있다. 탬파베이가 2026시즌까지 안고 간다고 확신할 수 없는 선수다.
이미 지난 29일 현지 매체 ‘뉴욕포스트’는 “양키스가 탬파베이 레이스와 트레이드 협상을 진행 중이며, 김하성을 포함해 호세 카바예로, 테일러 월스 등 내야수 3명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양키스는 ‘포스트 데릭 지터’로 기대하던 앤서니 볼피가 아메리칸리그(AL) 유격수 최다인 15개의 실책을 범할 정도로 수비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올 시즌 OAA(평균 대비 아웃 기여) -3, FRV(수비 득점 기여) -2로 지난해까지 보여주던 ‘골드 글러버’의 모습이 사라졌다.
이에 김하성과 같이 수비력이 검증된 선수를 영입해 내야진에 안정감을 보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탬파베이가 라텔을 내보낸 것을 시작으로 추가적인 선수 매각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김하성이 새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도 비교적 올랐다고 볼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