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트 실책 2번에 만루 무득점 2번이라니, 다 잡은 승리 제 발로 걷어찬 KIA…‘대체 선발’ 나오는데, 또 지면 8연패다

[SPORTALKOREA] 한휘 기자= 눈 앞에 온 ‘연패 탈출’을 제 발로 걷어차 버린 KIA 타이거즈다.
KIA는 30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홈 경기에서 연장 11회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으나 2-2로 비겼다. 이날 이기지 못한 KIA는 7연패를 끊지 못한채 시즌 성적은 46승 4무 47패(승률 0.495)가 됐다.
분명 초반에는 분위기가 좋았다. 양현종이 역대 2번째 12년 연속 100이닝을 달성한 것을 필두로 5회까지 ‘노히트’ 행진을 이어가는 등 5⅔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타선이 2점만 얻는 데 그치긴 했으나 그래도 1점 차 리드를 지켰다.

그런데 충격적인 8회가 찾아왔다. 조상우가 선두 타자 정수빈에게 2루타를 맞은 것이 시작이었다. 이어 이유찬의 평범한 번트가 조상우 앞으로 굴러왔다. 무난히 포구해 1루로 던졌으나 송구가 다소 부정확했다. 1루 커버를 들어간 김규성이 바운드된 공을 뒤로 흘렸다.
그 사이 정수빈이 홈을 밟으며 KIA는 정말 원치 않는 방식으로 동점을 갖다 바쳤다. 심지어 뒤이어 등판한 이준영마저 조수행의 번트 때 1루 송구가 하늘 높이 날아가며 연달아 실책이 나왔다. 그나마 김규성의 좋은 커버로 추가 진루를 막았고, 후속 타자들을 잘 정리해 역전은 허용하지 않았다.
다시 앞서가는 점수를 뽑아야 하는 KIA였으나 득점과는 영 인연이 없었다. 8회 말 2사 2루 기회에서 박민이 삼진으로 물러났다. 9회 말에는 패트릭 위즈덤 타석에 오선우를 대타로 투입하는 강수까지 쓰며 어찌저찌 2사 만루 기회를 얻었으나 최형우가 2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가장 아쉬운 건 11회였다. 한준수가 선두 타자 2루타로 출루하더니 박신지의 제구가 흔들리면서 볼넷과 폭투가 연이어 나왔다. 결국 오선우가 자동 고의4구로 출루하며 무사 만루가 됐다. KIA의 승리 확률은 94.2%까지 상승했다.
그런데 박찬호가 초구에 허무한 유격수 인필드플라이로 물러나면서 분위기가 이상해졌다. 이어 김규성의 유격수 땅볼 때 3루 주자 한준수가 홈에서 잡혔고, 최형우가 좌익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났다. 무사 만루에서 한 점도 뽑지 못하며 경기가 끝났다.
경기 결과는 무승부였으나 타격은 KIA가 훨씬 컸다. 이날 KIA는 10개의 안타와 6개의 볼넷으로 16번이나 1루를 밟고도 단 2명만이 홈을 밟았다. ‘해결사’ 최형우 앞에서 만루 기회가 2번이나 왔으나 전부 득점에 실패한 것이 너무나도 뼈아팠다.
동점을 내주는 과정도 실책 때문이었음을 생각하면 줘서는 안 될 점수였다. 뽑을 점수를 못 뽑고, 막아야 할 점수를 못 막았으니 이기지 못하는 것이 당연했다.

KIA는 지난주 6전 전패를 기록하는 동안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었다. 펜진은 평균자책점 10.80(20이닝 26실점 24자책)에 WHIP(이닝당 출루허용) 2.35라는 끔찍한 기록을 남겼다. 6번의 패배 가운데 무려 5번이나 불펜진이 패전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심지어 부상자들이 돌아온 타선마저 주간 팀 타율 0.230 OPS 0.640으로 둘 다 최하위에 머물렀다. 팀 득점(23득점)도 8위에 불과했다.

29일 경기는 김도현이 일찌감치 무너지며 경기를 내줬다. 하지만 6회 이후에만 6점을 몰아치며 다음 경기를 기대케 했다. 그런데 하룻밤 사이에 ‘이빨 빠진 호랑이’로 돌아와 버리며 이번에도 연패 탈출에 실패했다.
심지어 KIA는 오늘 ‘대체 선발’ 김건국이 등판한다. 두산도 부진한 콜 어빈이 출격한다고는 하나 선발 매치업부터 크게 밀리는 실정이다. 타선이 살아나지 못하면 8연패라는 더 깊은 수렁으로 빨려 들어갈 위기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