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가 식기 전에 홈런을 치고 오겠소’ 적토마의 팀에 관운장이 떴다! 수비 불안에도 살아남는 이유 보여준 한 방

[SPORTALKOREA] 한휘 기자= 선두를 추격하는 LG 트윈스에 희망을 더하는 새 ‘히트 상품’은 누가 뭐래도 ‘관운장’ 아닐까.
LG 박관우는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홈 경기에 6번 타자-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첫 두 타석에서는 각각 삼진과 뜬공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6회 말 3번째 타석에서 결정적인 한 방을 날렸다. 1-0 카운트에서 이상동의 2구째 가운데로 몰린 패스트볼을 놓치지 않고 우측 담장을 넘는 투런포를 작렬했다. 시즌 2호.

정말 결정적인 한 방이었다. LG는 선발 투수 손주영의 무실점 호투에도 타선이 답답한 모습을 보이며 1-0으로 간신히 리드를 점하고 있었다. 그런데 박관우의 홈런이 터지며 순식간에 3점 차로 달아났다.
제 역할을 한 박관우는 7회 초 대수비 최원영과 교체돼 일찍 경기를 마쳤다. 경기는 LG의 5-0 승리로 끝났다. 시즌 57승(2무 40패)째를 거둔 LG는 이날 패한 선두 한화 이글스(58승 3무 37패)를 2경기 차로 추격했다.
마운드에서 7회까지 무실점으로 KT 타선을 틀어막은 손주영의 활약도 빼어났지만, KT의 추격 의지를 꺾는 홈런을 터뜨린 박관우의 활약도 잊어서는 안 된다. LG의 선두 추격을 손수 이끌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박관우는 경북고를 졸업하고 드래프트 5라운드 전체 50순위로 지명돼 올해 입단한 ‘고졸 신인’이다. 고교 시절부터 여러 유망한 투수들이 박관우의 이름을 언급했을 만큼 타격 재능만큼은 확실한 선수로 여겨졌다.
문제는 수비였다. 시범경기부터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더니 5월 17일 KT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1군 데뷔전을 치렀으나 권동진의 안타를 뒤로 흘려 추가 진루를 허용하는 뼈아픈 실책을 범했다. 결국 이날 경기 후 2군으로 다시 보내졌다.
그럼에도 박관우는 지난 9일 다시 1군의 부름을 받았다. 퓨처스리그에서 보여준 좋은 타격 재능을 포기할 수 없었다. 그리고 10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대타로 나와 데뷔 첫 홈런을 동점 투런포로 장식하며 이름 석자를 널리 알렸다.
이후 대타 요원으로 꾸준히 기회를 받았다. 아직 표본이 적으나 대타 출전 시 성적이 7타수 4안타 1홈런 3타점 1볼넷으로 매우 훌륭하다. 본인 이름값(?)을 하듯 배트가 식기 전에 안타를 치고 돌아오고 있다.

박관우의 올 시즌 성적은 12경기 타율 0.353(17타수 6안타) 2홈런 6타점 OPS 1.095다. 교체 출전이 많음에도 잊을만 하면 결정적인 안타나 홈런을 날리고 있다. 부족한 수비력에도 1군에서 꾸준히 출전하는 이유를 보여주는 중이다.
LG는 홍창기가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후 유망주들에 여러 차례 기회를 줬으나 지지부진한 성장세를 보여 고민해 왔다. 그런데 박관우가 혜성처럼 나타나 1군에서도 통하는 타격 재능을 드러내며 아쉬움을 지울 기세다.
공교롭게도 LG 구단의 대표적인 ‘전설’이 바로 ‘적토마’ 이병규다. 적토마의 팀에 혜성처럼 등장한 외야수의 이름이 다름 아닌 ‘관우’인 데다 일찌감치 실력을 드러내고 있다. LG 팬들이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사진=LG 트윈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