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한테 트라우마라도?’ 압도적인 감보아인데 NC만 만나면 불안불안…팀 6연승도 마감, 잔여 시즌 과제가 생겼다

[SPORTALKOREA] 한휘 기자= 압도적인 투구 내용을 선보이는 알렉 감보아(롯데 자이언츠)지만, 유난히 ‘공룡 군단’을 상대로는 흔들림이 잦다.
감보아는 3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5이닝 8피안타 3볼넷 6탈삼진 2실점으로 승패 없이 물러났다.
1회부터 조짐이 좋지 않았다. 김주원과 권희동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무사 1, 3루 위기에 몰렸다. 이어진 박건우의 타석에서 1루 견제를 시도하는 사이에 김주원이 홈을 파고들어 간발의 차로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홈스틸’이었다.

실점의 충격은 2회에도 이어졌다. 1사 후 서호철의 안타와 천재환의 볼넷으로 1, 2루 위기를 맞았다. 김형준을 삼진으로 잡았으나 최원준에게 우전 안타를 맞고 다시 한 점을 내줬다.
그나마 추가 실점은 없었으나 투구 내용은 종일 불안했다. 3회에도 안타 하나와 볼넷 2개로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한 뒤에야 간신히 이닝을 마쳤다. 4회에도 김형준에게 안타를 맞은 가운데 하마터면 손호영의 실책으로 위기가 크게 번질 뻔했다.
5회에도 1사 후 안타 2개를 맞은 감보아는 김휘집과 서호철을 아웃 처리하며 간신히 5회를 채웠다. 투구 수는 이미 103개에 달했고, 6회부터 홍민기에게 배턴을 넘겼다. 팀이 5회 말에 역전했으나 6회 초 재차 리드를 뺏기며 승리 투수 요건은 날아갔다.

KBO리그 데뷔전의 악몽이 떠오를 뻔했다. 감보아는 5월 27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 2회 말에 특유의 고개를 깊게 숙이는 루틴을 간파당해 삼중도루로 실점을 헌납했다. 결국 이 이닝에만 4점을 내준 감보아는 4⅔이닝 4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다행히 이번에는 추가 실점을 억제하며 간신히 5회를 채웠으나 끝내 롯데는 4-9로 지면서 연승 행진을 6경기로 마감했다. 경기 후반 중요한 상황에서 침묵했던 타선과 홍민기를 시작으로 급격히 무너진 불펜진이 가장 큰 책임을 져야겠지만, 감보아도 기대를 충족하는 결과는 아니었다.

올 시즌 감보아의 성적은 10경기 60⅔이닝 7승 2패 평균자책점 2.08이다. 영입 당시 150km/h대 후반이 나오는 빠른 공과 달리 제구력에 관해 의문 부호도 있었으나 현재까지는 문제가 되지 않고 있다. 삼진 68개를 잡는 동안 볼넷은 22개에 그친다.
5월 이후 주춤하는 터커 데이비슨과 부진한 박세웅을 대신해 ‘에이스’로 떠올랐다. 7번이나 퀄리티스타트(QS)를 달성하며 안정감도 갖췄다.
그런데 QS를 달성하지 못한 3경기 중 데뷔전을 뺀 2경기 모두 NC를 상대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감보아는 6월 26일 창원 NC전에서도 5⅔이닝 6피안타 2볼넷 5탈삼진 5실점(2자책)으로 6회를 채우지 못했다.
당시에는 1회부터 나온 유격수 전민재의 실책 탓에 순식간에 3점이나 내준 것이 컸기에 참작의 여지도 있다. 다만 8번이나 출루를 허용하는 등 안정감은 아쉬움이 있었고, KBO리그 데뷔 처음으로 한 경기에 폭투 2번을 범하기도 했다.

이번에 홈으로 무대를 옮기고서도 NC 타자들을 쉽사리 공략하지 못했다. 8피안타는 감보아의 KBO리그 데뷔 후 한 경기 최다 피안타 기록이다. 여기에 볼넷 3개를 더해 총 11번이나 출루를 허용했는데, 감보아의 경기 WHIP(이닝당 출루 허용)가 2를 넘어간 것 역시 이번 경기가 처음이다.
NC는 ‘로컬 라이벌’임은 물론 향후 정규시즌 양상에 따라 한 순위 차이를 두고 직접 맞붙을 수도 있는 팀이다. 포스트시즌에서 마주칠 가능성도 있다. 그런 팀을 상대로 좋지 않은 ‘상성 관계’가 확립된 것은 썩 좋지 않은 신호다. 루틴을 고치고 약점을 다 지운 줄 알았던 감보아에게 새로운 숙제가 하나 생겼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