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없었다면 다저스는 진작에 망했어” 996억 영입생보다도 32억 우승 좌완! 깔끔한 9회가 대체 얼마 만인가

[SPORTALKOREA] 한휘 기자= 올해 LA 다저스 투수진에서 최고의 ‘가성비’를 자랑하는 선수는 바로 알렉스 베시아다.
베시아는 3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 9회 말에 등판해 1이닝 2탈삼진 ‘퍼펙트’로 세이브를 챙겼다.
9회에 좌타자가 2명이나 출격할 예정이라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다른 투수들 대신 좌완인 베시아를 내보냈다. 5-4 1점 차로 앞선 ‘살얼음판 리드’ 상황이라 부담이 클 법도 했다. 하지만 베시아는 흔들리지 않았다.

선두타자로 오른손 대타 리스 힌즈가 나왔으나 5구 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이어 호세 트레비뇨를 포수 파울 플라이로 처리하더니 재차 대타로 나선 우타자 타일러 스티븐슨을 4구 만에 삼진 처리했다. 경기를 마무리한 베시아는 크게 포효하며 기쁨을 드러냈다.
다저스의 2연승과 시즌 63승(45패)을 완성하는 ‘완벽투’였다. 이 세이브로 베시아의 올 시즌 성적은 51경기 44⅔이닝 2승 4세이브(1블론) 19홀드 평균자책점 2.42가 됐다.

베시아는 2018 MLB 신인 드래프트에서 17라운드에야 마이애미 말린스의 지명을 받았다. 하지만 ‘초고속’으로 마이너 리그를 졸업하고 2020년 빅리그 무대에 데뷔했고, 2021시즌을 앞두고 다저스로 트레이드됐다.
2시즌 동안 2점대 평균자책점에 두 자릿수 홀드를 챙기며 새로운 좌완 필승조로 거듭났다. 2023시즌 부진에 빠지기도 했으나 지난해 화려하게 부활했다. 정규시즌 67경기에 나서서 5승 4패 5세이브 13홀드 평균자책점 1.76이라는 호투로 데뷔 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특히 그해 포스트시즌에서는 상황을 가리지 않고 팀이 필요할 때마다 등판했다. 총 7경기 5⅔이닝을 던지며 단 한 점도 내주지 않고 세이브 1개와 홀드 3개를 챙기며 우승 주역으로 당당히 활약했다.

올해도 베시아는 불펜의 한 축으로 활약 중이다. 그런데 지난 몇 시즌에 비해 베시아에 대한 의존도가 훨씬 크다. 다저스 불펜진의 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다저스 불펜진 평균자책점은 4.29로 내셔널리그(NL) 15개팀 가운데 11위에 불과하다.
에반 필립스와 마이클 코펙, 브루스더 그라테롤 등 필승조 자원들이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상태다. 29일 신시내티전에서 돌아온 블레이크 트라이넨은 ⅔이닝 2피안타 2볼넷 1실점으로 부진해 아직 경기력을 회복할 시간이 필요하다.
야심차게 영입한 태너 스캇의 부진도 뼈아프다. 올 시즌을 앞두고 FA 시장에서 4년 총액 7,200만 달러(약 996억 원)의 거액을 안기며 데려왔으나 47경기 1승 2패 19세이브(7블론) 평균자책점 4.14로 부진하다가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상태다.
지난해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맹활약했던 커비 예이츠도 나이를 이기지 못하며 주춤한 모습이다. 방출생들을 주워다 써야 할 만큼 사정이 심각하다. 그런데 베시아가 버텨주는 덕에 불펜진이 완전히 무너지는 것은 막아내고 있다.

당장 다저스가 3점 차 이내 상황을 오늘처럼 깔끔히 막고 경기를 끝낸 것은 지난 14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 벤 캐스패리우스의 11회 말 삼자범퇴 이후 16일 만이다. 이후 이긴 경기들에서도 9회에 실점이 나오거나 주자를 내보내는 등 불안감을 노출했었다.
현지 팬 포럼 ‘다저스 다이제스트’의 기고가 채드 모리야마는 “건강한 베시아가 없었다면 불펜진이 얼마나 망했을지(f**ked) 감히 상상할 수도 없다”라며 베시아의 높은 기여도를 호평했다.
베시아가 올해 받는 돈은 230만 달러(약 32억 원)다. 스캇은 물론이고 팀의 다른 베테랑 불펜 투수들보다도 훨씬 적은 규모다. 현재 다저스 투수진에서 최고의 ‘가성비’를 자랑하는 선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