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출루율 0.469’ 최정원 있는데 왜? ‘예비 FA’ 최원준 영입에 NC 팬들은 ‘물음표’…관건은 ‘교통정리’

[SPORTALKOREA] 한휘 기자= 자칫하면 ‘중복 영입’이라는 비판에 시달릴 수도 있는 트레이드를 NC 다이노스가 단행했다.
NC는 지난 28일 KIA 타이거즈와의 3대3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투수 김시훈과 한재승, 내야수 정현창을 내보내고 외야수 최원준과 이우성, 내야수 홍종표를 영입했다. 문자 그대로 ‘빅딜’이 터졌다.
NC는 1차 지명 출신으로 마운드에서 큰 역할을 했던 김시훈, 지난해부터 두각을 드러낸 한재승을 전부 내보냈다. 둘 다 올해 부진을 겪고 있다고는 하나 당장 1군에서 기용할 만한 선수다. 하지만 NC는 ‘트레이드 카드’로 둘을 소모했다.
임선남 NC 단장은 “이번 트레이드는 팀이 고민해온 중견수 보강과 장타력 강화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최원준은 모든 면에서 밸런스가 뛰어나고, 이우성은 타선의 장타력을 보완해 줄 자원”이라며 트레이드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로 NC의 올 시즌 중견수 자리가 골칫거리였던 것은 사실이다. 올해 NC에서 중견수로 출전한 선수들의 종합 성적은 타율 0.220 2홈런 27타점 OPS 0.605에 불과하다. 리그에서 타율 9위, OPS 10위에 그칠 정도다.
개막전 중견수로 나섰던 박건우는 부상 이후 지명타자를 거쳐 우익수로 돌아갔다. 천재환과 한석현 등이 기회를 받았으나 지지부진한 타격으로 자리를 잡지 못했다. 기대주 소리를 듣던 박시원도 여전히 1군에 정착하지 못하는 중이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중견수 보강이 필요하냐고 묻는다면 물음표가 붙는다. 돌고 돌아 주전 중견수로 낙점된 최정원이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최정원은 2019 KBO 신인 드래프트 2차 7라운드에 NC의 지명을 받았다. 2루수와 중견수를 모두 볼 수 있으나 타격이 특출나지 않았다. 반면 빠른 발과 주루 센스 등은 일찍이 인정받아 대주자로 1군에 자주 얼굴을 비췄다.
올 시즌도 최정원의 역할은 대주자 겸 백업 야수였다. 그런데 다른 중견수들이 하나같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최정원에게 기회가 왔다. 이달 들어 중견수로 10경기에 선발 출전했고, 특히 5일 SSG 랜더스전부터는 사실상 주전 중견수 자리를 꿰찼다.

결과는 ‘대성공’이다. 최정원은 이달 들어 월간 타율 0.306(36타수 11안타) 5타점 7도루 OPS 0.802를 기록 중이다. 심지어 출루율은 0.469에 달해 월간 50타석 이상 소화한 선수 가운데 3번째로 높다. 월간 볼넷이 9개에 달한다.
보통 타율 대비 출루율이 높은 선수는 장타를 허용하는 것보다 볼넷으로 내보내는 것이 나은 거포 유형이 많다. 그런데 최정원은 장타력이 매우 부족하고 볼넷으로 출루했다가는 그대로 도루까지 할 수 있는 선수다. 그럼에도 경이로운 수준의 볼넷 생산력을 자랑하는 것이다.
최정원의 올 시즌 성적은 56경기 타율 0.265 7타점 21도루(2실패) OPS 0.742다. 출루율이 0.441에 달하고 도루 성공률도 매우 높아 ‘1번 타자-중견수’ 역할에 딱 맞는다.

그럼에도 NC는 투수 2명을 쏟아부어 가며 최원준을 영입했다. 올 시즌 최악의 부진에 시달리고 있어서 냉정히 말해 최정원보다 나을 것이 없는 옵션이다. 더구나 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 만큼 재계약에 실패하면 고작 2개월만 기용할 수 있다.
자연스레 꼭 필요한 영입이었냐는 의문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이미 SNS와 각종 커뮤니티의 NC 팬들은 트레이드에 긍정적인 반응을 거의 보이지 않는다. 올 시즌 부진한 이우성과 각종 구설수가 있는 홍종표도 원인이지만, 최원준 역시 화살을 피해갈 수 없다.
‘교통정리’가 필요해 보인다. 손아섭이 부상으로 빠진 기간에는 지명타자 자리를 적극 활용해 외야 한 자리를 비우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최정원을 내야로 보내는 것도 방법이다. 하지만 손아섭이 돌아오고 외야진이 정상 가동되면 ‘포화 상태’가 되는 것은 변치 않는다. ‘중복 영입’이라는 비판을 피하려면 현명한 기용이 뒤따라야 한다.

사진=NC 다이노스, KIA 타이거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