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스의 상징’ HoF 내야수 샌드버그, 65세 일기로 별세…‘MVP·올스타 10회·GG 9회’ 남긴 ‘5툴’ 대명사

[SPORTALKOREA] 한휘 기자= 1980년대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메이저리그(MLB) 한 시대를 풍미한 ‘전설’이 눈을 감았다.
시카고 컵스 구단은 29일(이하 한국시각) “깊은 슬픔과 함께 라인 샌드버그가 우리 곁을 떠났다는 사실을 알린다”라고 전했다. 향년 65세.
우투우타 내야수 샌드버그는 1981년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데뷔했으나 13경기만 뛰고 이듬해 컵스로 이적했다. 첫해부터 주전으로 도약하더니 이윽고 잠재력을 터뜨리고 팀의 주축 내야수로 자리매김하며 1997시즌까지 ‘롱런’했다.

1984시즌은 역사에 남을 시즌이었다. 156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4 19홈런 84타점 32도루 OPS 0.887로 펄펄 날았다. 무려 19개의 3루타로 MLB 전체 1위에 올랐고, 114득점으로 내셔널리그(NL) 득점왕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특히 6월 24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경기에서는 당대 최고의 마무리 투수였던 브루스 수터를 상대로 9회 말 동점 솔로 홈런과 10회 말 동점 투런 홈런을 연달아 터뜨리는 기염을 토하며 팀의 역전승을 견인했다. 샌드버그를 일약 스타덤에 올린 역사적인 경기였다.
샌드버그는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내며 2루수 부문 실버 슬러거를 받았고, 2년 연속 골드 글러브의 주인공이 됐다. 컵스도 무려 38년의 침묵을 깨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결국 MVP 투표에서 1위표 24장 가운데 22장을 쓸어 담으며 24세라는 어린 나이로 리그 정상에 섰다.

샌드버그는 이후로도 훌륭한 활약을 펼치며 컵스의 주축 선수로 활약했다. 1990시즌에는 40개의 홈런으로 NL 홈런왕에 오르며 장타력도 있음을 드러냈다. 1997년까지 통산 16시즌 2,164경기에 나서며 타율 0.285 2,386안타 282홈런 1,061타점 1,318득점 344도루 OPS 0.795의 기록을 남겼다.
MVP를 비롯해 10년 연속 올스타 선정(1984~1993), 9년 연속 골드 글러브 수상(1983~1991), 실버 슬러거 7회 수상 등 화려한 수상 이력과 함께 컵스를 대표하는 선수이자 역사에 이름을 남긴 '5툴 플레이어'로 활약했다.
2003년부터는 미국 야구 명예의 전당 후보 자격을 얻었고, 2005년 3번째 투표에서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기자단 가운데 76.2%의 지지를 받아 쿠퍼스타운행 티켓을 받았다. 샌드버그의 등번호 23번은 컵스의 영구결번으로 지정됐다.

지도자 경력에도 욕심이 있던 샌드버그는 마이너리그에서 감독과 코치로 오랜 기간 도전을 이어 갔다. 2013년부터는 필라델피아의 감독으로 부임하기도 했으나 큰 성과는 거두지 못하고 2015시즌 도중 감독직을 내려놓았다.
이후 컵스 구단 국제 친선대사와 해설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2024년 6월 23일에는 수터를 상대로 멀티 홈런을 쳐낸 날로부터 40주년이 된 것을 기념해 컵스의 홈구장 리글리 필드 밖에 동상이 건립됐다. 하지만 지난 2년간 전립선암으로 투병하며 건강이 악화된 끝에 세상을 떠났다.
톰 리케츠 컵스 회장은 “샌드버그는 컵스 팬들의 영웅이자 150년 구단 역사상 가장 훌륭했던 선수 중 하나로 기억될 것”이라며 “그의 열정과 승부욕, 투지에 기반한 경기를 향한 헌신은 그의 커리어를 대표하는 상징이었다”라고 애도 성명을 냈다.
롭 맨프레드 MLB 사무국 커미셔너는 “샌드버그는 그가 사랑하는 야구계에서 활발히 활동해 왔다”라며 “그가 암과 용감하게 싸우는 동안 야구계 친구들이 그에게 힘을 줬다. 우리는 그를 기리며 ‘Stand Up To Cancer’ 캠페인을 계속해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MLB 공식 X(구 트위터)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 MLB.com 홈페이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