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의 숫자 4자리 '17.18' 믿었던 히든카드가 '와르르' 무너졌다! LG 이정용에게 재정비 시간 줄까?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후반기 히든카드로 꼽혔던 LG 트윈스의 불펜 투수 이정용이 심각한 부진에 빠졌다.
이정용은 지난 27일 서울 잠실 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선발 투수 최채흥의 뒤를 이어 3회 말 마운드에 올랐다.

5-3으로 앞선 3회 2사 2루에서 첫 타자 양의지를 상대한 이정용은 몸쪽에 142km/h 하이 패스트볼을 던져 상대 타자의 방망이를 끌어냈다. 배트에 빗겨 맞은 공은 포수 파울 플라이로 연결되며 가볍게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4회가 이정용에겐 진정한 시험 무대였다. 그는 선두 타자 박준순과 7구 승부 끝에 좌중간을 가르는 안타를 허용했다.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기 위해 115km/h 커브를 결정구로 던졌으나 코스가 상당히 밋밋했다. 이어 김기연에게도 2스트라이크 0볼 유리한 카운트에서 변화구가 아닌 한가운데로 패스트볼을 던졌으나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로 이어졌다.
패스트볼 제구가 가운데로 몰리자, 이정용은 다음 타자 김인태를 상대로 4구 연속 변화구를 던졌다. 그리고 5번째 공으로 포크볼을 던졌으나 이마저도 한가운데로 몰렸다. 김인태는 이를 우중간을 가르는 장타로 연결하며 1타점 2루타를 터트렸다.
5-4로 쫓아오자, 염경엽 감독은 곧바로 이정용을 빼고, 함덕주를 투입했으나 이마저도 실패로 돌아갔다. 함덕주가 박계범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은 뒤 정수빈에게 중견수 희생 플라이로 점수를 내줘 순식간에 5-6으로 역전당했다. 자연스럽게 이정용의 실점도 3점으로 늘어났다.
이날 이정용은 ⅓이닝 3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평균자책점이 7.36까지 치솟았다.

지난 2019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LG의 1라운드 1차 지명을 받은 이정용은 2020시즌부터 3시즌 간 준수한 불펜 자원으로 활약한 뒤 2023시즌에는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전천후 투수로 성장했다. 그는 당시 구원으로 24경기에 나서 평균자책점 4.50, 선발로 13경기에 등판해 4.01을 기록하며 두 포지션 모두 합격점을 받았다. 색조 역할을 맡은 그의 활약 덕분에 LG는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했다.
시즌 직후 상무에 입대한 이정용은 1년 6개월이 지난 뒤 지난 6월 LG로 복귀했다. 이후 그는 지난 2023시즌과 같이 전천후 자원으로 기용되며 LG의 부족한 구멍을 채워주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를 받았다. 특히 당시 LG는 장현식까지 흔들리면서 불펜이 상당히 허약했던 상황. 이에 염경엽 감독은 그를 전역한 바로 다음 날부터 투입하며 그에 대한 강한 신뢰감을 드러냈다.

복귀 후 첫 4경기에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던 이정용은 이후 꾸준히 흔들리고 있다. 특히 후반기를 맞이한 뒤 그는 최악의 피칭을 선보이며 완전히 무너졌다. 구속이 떨어진 것은 아니지만, 패스트볼과 변화구 모두 한가운데로 몰려 안타 허용이 늘어났다. 현재까지 후반기 6경기에서 그가 기록한 평균자책점은 17.18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정용에게 재정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상무에서 전역을 하자마자 마운드에 올라 충분히 준비할 시간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LG는 현재 불펜 자원에서는 다소 여유가 있는 상태다. 최근 장현식이 종전의 위압감을 되찾았으며, 신인 김영우가 새로운 핵심 자원으로 올라섰다. 함덕주, 유영찬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는 여전히 수준급이다. 여기에 1군에서 평균자책점 1.89를 기록하고도 2군으로 내려간 이우찬도 복귀를 노리고 있다.
사진=뉴스1,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