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E, 타격 기회를 스스로 깎아 먹은 선택" 美 매체 직격탄...타격 판단 미스+수비까지 '흔들'

[SPORTALKOREA] 김지현 기자=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만루 번트 시도가 현지에서도 ‘이해할 수 없는 선택’으로 지적을 받고 있다.
문제의 장면은 지난 27일(한국시간) 뉴욕 메츠전 4회에 나왔다. 이정후는 0-0 팽팽한 균형 속, 무사 만루라는 절호의 기회에 타석에 섰다. 그러나 이정후는 좌완 데이비드 피터슨을 상대로 초구 번트를 시도했다.
결과는 허무한 파울. 이후 땅볼로 간신히 1타점에 그쳤다. 장타 한 방으로 흐름을 바꿀 수 있었던 상황에서 이정후는 스스로 타격 기회를 무력화시킨 셈이다.
미국 매체 ‘뉴욕 타임스’도 이를 두고 “결정적인 타격 기회를 스스로 깎아 먹은 선택”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해당 매체는 이정후의 선택이 얼마나 비정상적인 판단이었는지 수치를 통해 지적했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만루 상황에서 던져진 공은 9,945개. 그중 번트 시도는 단 2번에 불과했다.
지명타자 제도가 전면 도입된 2022년 이후 누적 57,675개의 만루 투구 중 번트 시도는 단 27번. 비율로 따지면 0.047%에 불과하다. 이 수치는 이정후의 선택이 일반적인 야구 플레이 흐름과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 보여준다.
게다가 만루 번트는 결과가 뻔한 플레이다. 홈런도 없고, 2루타도 없으며, 경기 흐름을 바꾸는 결정적인 장타 역시 기대할 수 없다. 결국 이정후는 팀이 가장 필요로 하던 순간에, 가장 필요하지 않은 선택을 한 셈이다.
심지어 이정후는 좌완 투수 상대로 더 강한 성적을 내고 있다. 올 시즌 좌완 상대 타율은 0.284, OPS는 0.791에 달한다. 반면, 우완 상대로는 타율 0.240, OPS 0.693에 그친다.
좌완 상대로 확실한 우위를 보이던 이정후가 좌투수와의 맞대결에서 장타를 노리기보다, 번트를 택했다는 점은 상식적으로도 납득하기 어렵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승부에서 스스로 가능성을 접어버린 것과 다름없다.
그러나 더 뼈아픈 부분은 따로 있다. 바로 수비다.

Statcast 기준 이정후의 중견수 수비 OAA(평균 대비 아웃 기여도)는 -3이다. 메이저리그 전체 중견수 중에서도 뒤에서 3번째에 해당하는 낮은 수치다.
특히 7월 한 달간 기록한 OAA는 무려 -6으로, 이 기간 리그 전체 중견수 중 최하위다. 한 달 동안 수비에서 치명적인 손실을 입혔다는 뜻이다.
또한, 앞쪽으로 떨어지는 짧은 타구에 대한 수비도 불안하다. 이정후는 이 부문에서도 OAA -1을 기록했다.
이는 28일 경기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8회 1사 주자 없는 상황, 메츠의 스탈링 마르테가 중견수 방면으로 띄운 평범한 플라이볼은 이정후 바로 앞에 뚝 떨어져 안타가 됐다.

타구 판단이 늦었고, 끝내 낙구 지점을 정확히 포착하지 못했다. 타구 판단 능력에서의 한계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첫해 기대와 달리 여러모로 시험대에 서 있다. 수비에서의 감점, 결정적 순간의 타격 판단 미스는 단순한 실수를 넘어서 ‘신뢰 문제’로 번질 수 있다.
현재 샌프란시스코는 54승 52패로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마지막 티켓을 쥐고 있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4경기 차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의 승부수를 지탱하는 핵심 전력으로 자리매김하지 못한다면, 결국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불안 요소로 평가받을 수 있다.
사진=ESPN 중계화면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