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라운더‘도, ’트레이드 복덩이‘도 판 KIA, ‘불펜 보강’ 승부수 제대로 띄웠다…‘ERA 7.14’ 무너진 마운드 살려낼…

[SPORTALKOREA] 한휘 기자= 무너진 불펜진을 보강하기 위해 KIA 타이거즈가 제대로 승부수를 띄웠다.
KIA는 28일 NC 다이노스와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투수 김시훈과 한재승, 내야수 정현창을 영입하면서 외야수 최원준과 이우성, 내야수 홍종표를 넘겼다.
문자 그대로 ‘빅딜’이다. 6명의 선수가 유니폼을 갈아입었을뿐더러, 선수 한 명 한 명의 이름값도 전혀 가볍지 않다. 특히 최원준과 이우성이 포함된 것은 트레이드 소식을 접한 이들을 깜짝 놀래켰다.

최원준은 고교 시절부터 이영민 타격상을 받는 등 빼어난 타격 재능을 선보였던 선수다. 2016 KBO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KIA의 지명을 받았고, 여러 포지션을 오가며 통산 822경기에 출전했다.
지난해에는 상무에서 전역한 이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중견수와 우익수를 오가며 136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2 9홈런 56타점 21도루 OPS 0.791로 KIA의 7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 주역으로 당당히 활약했다.
올 시즌을 마치고는 FA 자격을 얻을 예정이라 더욱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예비 FA 버프’는 없었다. 76경기에서 타율 0.229 4홈런 19타점 9도루 OPS 0.595로 부진했다. 아직 유망주였던 2019시즌(타율 0.198 1홈런 18타점 OPS 0.545) 이후 가장 나쁜 성적이다.

이우성은 지난 2019년 이명기와의 맞트레이드로 NC에서 이적해 왔다. 한동안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으나 2022시즌부터 조금씩 알을 깨고 나왔고, 지난해 1루수로 자리를 옮겨 쏠쏠한 활약을 펼쳐 ‘복덩이’로 자리매김했다.
그런데 올 시즌 외야수로 돌아가더니 잠재력을 터뜨리기 전으로 성적이 회귀했다. 56경기 타율 0.219 2홈런 15타점 OPS 0.642로 실망스러웠다. 수비에서도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며 팬들의 비판에 시달렸다.
최원준과 이우성 모두 지난해까지 준수한 활약을 펼쳤으나 올 시즌 급격한 부진에 빠지며 평가가 급락했다. 하지만 그간 보여준 성과가 있는 만큼 반등을 기대할 수 있는 자원이었다. 그런데 과감하게 트레이드로 내보낸 것이다.
여기에 지난해 타율 0.295로 잠재력을 보인 홍종표까지 포함했다. 구단 안팎의 시선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재능만큼은 인정받고 있다. 이 3명을 따로따로 내보낸 것도 아니고 ‘패키지’로 묶어서 한 번에 트레이드했다.

받아온 선수들을 보면 KIA의 의중이 보인다. 가장 주된 목적은 역시나 불펜 보강이다. KIA는 월간 불펜 평균자책점이 7.14(63이닝 52실점 50자책)에 달해 리그에서 2번째로 높다. 특히 지난 한 주 내내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면서 충격적인 6연패의 원인이 됐다.
마무리 투수 정해영과 셋업맨 조상우가 나란히 흔들리고 있는 것이 치명적이다. 그간 호투하던 성영탁마저 페이스가 처지면서 믿을 만한 우완 불펜 요원이 전상현밖에 없다. 이에 김시훈과 한재승을 영입해 ‘긴급 수혈’에 나섰다.

김시훈은 2022년과 2023년 2년 연속 두 자릿수 홀드를 기록하며 NC 불펜진에 힘을 보탠 바 있다. 지난해에는 선발 투수로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다가 불펜 전환 후 평균자책점 2.63(24이닝 11실점 7자책)으로 호투했다.
한재승은 지난해 본격적으로 1군에 정착해 51경기 45⅓이닝 1승 2패 6홀드 평균자책점 3.97로 활약하며 NC의 차기 필승조가 될 자질을 선보였다. 최고 152km/h에 육박하는 패스트볼이 위력을 발휘했다.

둘 다 올 시즌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시훈은 15경기 1홀드 평균자책점 8.44(16이닝 15실점)를 기록하고 최근 한 달 넘게 2군 신세를 지는 상태다. 그나마 후반기 시작 후 퓨처스리그 경기에 등판해 3이닝 무실점으로 반등의 가능성을 보이긴 했다.
한재승은 1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00(18이닝 9실점 6자책)을 기록했으나 볼넷이 19개에 달할 만큼 제구가 흔들렸다. 최근 2군에서는 선발 수업을 받고 있으나 최근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8.10(10이닝 9실점)으로 부진하다.

하지만 올 시즌 평가가 떨어진 것은 KIA가 트레이드 카드로 내보낸 최원준과 이우성, 홍종표도 마찬가지다. 더구나 최원준은 곧 FA 자격을 얻기 때문에 오래 기용할 수도 없다. 이들을 대체할 자원이 없는 것도 아니다.
이를 고려하면 마운드 보강을 위해 이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시장에 내놓는 것이 낫다고 KIA가 판단했을 법하다. 물론 트레이드의 성패는 뚜껑을 열기 전까지 알 수 없지만, 결과와 별개로 KIA가 해 볼만 한 승부수를 띄웠다는 평가는 충분히 가능하다.

사진=KIA 타이거즈, NC 다이노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