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페이’ 평가 적중? 두산 78억 FA 투자 이대로 실패로 끝나나…‘타율 0.095’ 양석환, 부진 끝 2번째 2군행

[SPORTALKOREA] 한휘 기자= 결국 FA 계약 당시부터 나온 ‘오버페이’라는 평가가 정확했던 걸까.
두산 베어스는 지난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내야수 양석환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지난 9일 복귀한 지 18일 만의 2군행이다.
올 시즌 양석환의 경기력은 좋지 않다. 6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42 6홈런 25타점 OPS 0.704에 그친다. 그나마 4월까지는 표면적인 성적이라도 괜찮았으나 득점권에서 부진해 중심 타자치고는 아쉬움을 남겼고, 5월 이후로는 더욱 부진한 상태다.
양석환은 이승엽 전 감독이 자진 사임한 후 6월 2일에 한 차례 2군행 통보를 받은 바 있다. 이후 부상이 겹치며 공백기가 길어지다가 이달 들어 돌아왔다. 하지만 여전히 타격감은 살아나지 않았다. 복귀 후 타율 0.111(27타수 3안타)에 홈런은 하나도 없었다. 후반기로 범위를 좁히면 타율은 0.095(21타수 2안타)까지 떨어진다.

선수 본인에게나 팀에게나 답답하기 그지없는 부진이다. 2014 KBO 신인 드래프트 2차 3라운드에서 LG의 지명을 받은 양석환은 한동안 ‘미완의 대기’로 남았다. 그러다 2021시즌을 앞두고 두산으로 트레이드된 후 잠재력을 뒤늦게 터뜨렸다.
3시즌 간 69개의 홈런을 터뜨린 양석환은 2023시즌 후 FA 자격을 얻어 시장에 나왔지만, 두산과 재계약을 맺으며 잔류했다. 4년 65억 원 보장에 2년 13억 원의 옵션이 포함됐다. 최대 6년 78억 원 규모의 계약인 셈이다.

하지만 이후 활약은 다소 아쉽다. 지난해에는 34개의 홈런과 107타점을 기록하긴 했으나 타율 0.246 OPS 0.804로 실질 생산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타고투저가 극심했던 탓에 양석환의 성적은 더욱 빛을 잃었다.
여기에 올 시즌은 장점이던 장타력마저 쇠하면서 부진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어느덧 나이도 만으로 34세에 접어든지라 노쇠화가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평가까지 나온다.

양석환의 부진에 FA 계약 당시 일각에서 나온 ‘오버페이’였다는 평가가 다시금 발굴되며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양석환은 두산 합류 직후인 2021시즌을 제외하면 1루수 치고 실질적인 생산성이 다소 부족했다.
일단 볼넷 대비 삼진이 너무 많았다. FA 직전 3시즌 합산 380경기에 출전해 볼넷은 고작 115개를 얻는 데 그쳤다. 삼진은 매해 세 자릿수를 기록하며 총 370번 당했다. 아무리 삼진이 거포의 ‘세금’이라고는 하나 볼넷에 비해 너무 많았다.

그나마 타율이 높으면 참작이라도 되겠으나 양석환의 3시즌 평균 타율은 0.267로 평범했다. 이런 탓에 매 시즌 20개의 홈런을 때려내고도 OPS가 0.8을 넘긴 적은 2021시즌이 유일했다.
실제로 100을 기준으로 선수의 생산성을 비교 평가하는 wRC+(조정 득점 생산력·스탯티즈 기준)에서 양석환은 114.9에 그쳐 동 기간 500타석 이상 소화한 9명의 1루수 중 6위에 그쳤다. 냉정히 말해 리그 평균 이하의 1루수였다.

이에 2023시즌 후 일각에서는 양석환과 무리해서 계약하지 말자는 주장도 내놓았다. 미국 시절 1루수 경험이 있던 외국인 외야수 호세 로하스를 재배치하고, 잠재적으로 다른 야수들을 육성하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두산은 토종 1루수 ‘즉시 전력감’이 없다는 이유로 양석환을 붙잡았다.
현재까지는 실패에 가깝다. 양석환은 FA 재계약 후 2시즌 간 wRC+ 102.5를 기록했다. 1루수가 리그 전체 평균 수준의 타격을 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팀 동료 정수빈(104.0)보다 동 기간 생산성이 떨어진다. 수비에서도 별다른 활약이 없어서 실질적 가치는 더 낮다.
부진 속에 양석환은 올해에만 2번이나 2군행을 통보받는 굴욕을 당했다. 남은 기간 반등하지 못하면 두산의 역대 FA 계약 가운데 손에 꼽는 ‘먹튀’ 사례로 남을지도 모른다. 분발해야 한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