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만 문제? 타선도 심각했던 지난주 KIA, 말 그대로 ‘총체적 난국’…후반기 ‘대반격’은 어디로 사라졌나

[SPORTALKOREA] 한휘 기자= ‘대반격’은 없었다. 투타 모두 약점을 드러낸 KIA 타이거즈는 잊고 싶은 일주일을 보냈다.
KIA는 2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 경기에서 3-5로 졌다. 이 패배로 KIA는 롯데와의 3연전을 전부 내주고 6연패 수렁에 빠졌다.
초반에는 팽팽했다. 2회 말 유강남에게 2타점 2루타를 맞고 끌려갔으나 3회 초 김태군의 솔로포(2호)와 고종욱의 희생플라이로 균형을 맞췄다. 이후 동점 상황이 7회까지 이어지며 접전이 펼쳐졌다.
8회 말에 승부가 한 번에 기울었다. 이준영과 조상우가 주자를 쌓더니 끝내 전준우와 한태양에게 연속 2루타를 맞고 순식간에 3점을 헌납했다. 9회 초 김원중을 상대로 김선빈의 1타점 2루타가 나왔으나 더 추격하지 못하며 경기를 내줬다.

6연패 끝에 KIA는 시즌 성적이 46승 3무 46패(승률 0.500)가 되며 삼성 라이온즈(47승 1무 47패), SSG 랜더스(46승 3무 46패)에 공동 5위 자리를 내줬다. 8위 NC 다이노스(43승 5무 44패)와도 고작 반 경기차에 불과하다.
누구도 쉽게 예상할 수 없던 하락세다. KIA는 전반기를 4위(45승 3무 40패)로 마쳤다. 시즌 초 부침을 겪었으나 ‘잇몸야구’가 빛을 발하며 6월 한 달간 15승 2무 7패로 질주한 것이 컸다.
막판에 4연패를 기록하며 다소 아쉽게 전반기를 마치긴 했으나 후반기 반격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었다. 전반기에 오랜 기간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주전 선수들이 돌아올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김선빈과 나성범, 이의리가 합류했고, 김도영 역시 순조롭게 복귀 절차를 밟고 있다.

하지만 큰 기대는 큰 실망으로 돌아왔다. 20일 NC 다이노스전에서 3-2 승리를 거둔 이후 일주일째 승리 없이 6번의 패배만 적립했다.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역시나 불펜진이다. 지난 일주일간 KIA 불펜진은 평균자책점 10.80(20이닝 26실점 24자책)에 WHIP(이닝당 출루허용) 2.35라는 끔찍한 기록을 남겼다. 피안타율이 0.415에 달했다. 지난주 KIA 불펜진을 만나는 타자들은 모두 백인천이 됐다.

6번의 패배 가운데 무려 5번이나 불펜진이 패전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특히 LG 트윈스와의 주중 3연전은 잊고 싶은 수준이었다. 22일 경기의 9회 초 5실점 역전패, 23일 경기의 연장 2실점에 이어 24일에는 0-0이던 경기가 불펜 투입 후 0-8이 됐다.
뒷문을 지켜야 할 정해영과 조상우가 합산 평균자책점 22.09(3⅔이닝 10실점 9자책)로 무너진 것이 치명적이다. 그간 잘 던지던 성영탁도 힘에 부친 듯 평균자책점 15.43(2⅓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다.

그런데 불펜진만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 더욱 KIA를 씁쓸하게 한다. 야수진은 주력 선수들이 돌아왔음에도 지난주 팀 타율 0.230 OPS 0.640으로 둘 다 주간 최하위에 머물렀다. 팀 득점(23득점)도 8위에 불과하다.
나성범(타율 0.118 OPS 0.343)과 김선빈(0.200 0.561) 등 돌아온 주전 선수들이 아직 감을 잡지 못했다. 심지어 그간 맹활약하던 최형우(0.250 0.657)마저 페이스가 꺾였다. ‘대반격’을 이끌어야 할 선수들이 오히려 팀을 밑으로 끌어 내리는 모양새가 됐다.
상황이 이러니 KIA는 직접적인 경쟁자라고 할 수 있던 LG와 롯데에 연이어 ‘서열 정리’를 당하는 모양새가 되고 말았다. 지난주의 경기력이 이어진다면 중하위권 팀들을 상대로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빠른 분위기 반전이 절실하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