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韓 사령탑 후보'가 어쩌다…"수치스러운 패배, 급여 받을 자격 없으니 기부하겠다"

[SPORTALKOREA] 배웅기 기자= 한때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사령탑 부임설에 휩싸이기도 한 로베르토 모레노 소치 감독이 아크론 톨리야티전 패배에 고개를 숙였다.
소치는 27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피시트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톨리야티와 2025/26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홈경기에서 0-4로 완패, 20일 로코모티브 모스크바전 0-3 패배에 이어 2연패를 기록하며 16개 팀 가운데 16위(2패·승점 0)로 처졌다.
스페인 매체 '마르카'의 같은 날 보도에 따르면 모레노는 경기 후 "부끄럽고 불명예스럽다. 지도자 경력에서 그 어느 때보다 수치심을 느낀다. 무엇보다 팬들에게 사과하고 싶다"며 "직전 경기의 마지막 10분과 이번 경기의 첫 10분은 너무나도 부끄러웠다. 우리는 급여를 받을 자격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선수들은 자신이 받는 급여의 절반을 기부해야 한다. 나부터 월급의 절반을 기부하겠다. 계약상 불가할지라도 기부할 것이다. 우리는 돈을 받을 자격이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매체는 "적어도 프로축구에서는 상당히 이례적"이라며 모레노의 발언을 조명했다.

모레노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이후 한국 지휘봉을 내려놓은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의 차기 사령탑으로 거론돼 익숙한 이름이다. 당시 대한축구협회(KFA)가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을 선임하며 부임이 무산됐고, 시간이 흘러 지난 2023년 겨울 소치에 부임했다.
소치의 2023/24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강등을 막지는 못했지만 한 시즌 만에 극적인 승격에 성공했다. 그러나 러시아 프리미어리그와 러시아 퍼스트 리그의 격차는 컸고, 모레노는 승격 첫 시즌 시작부터 최하위로 처지며 위기에 봉착했다. 이대로라면 소치는 '강등 1순위 후보' 오명을 지울 수 없을 전망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소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