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야구 흉내낼 필요 없다"...亞최초 명예의 전당 입성 이치로, 일본 야구의 자존심을 말하다

[SPORTALKOREA] 김지현 기자=시애틀 매리너스의 전설 스즈키 이치로가 아시아인 최초로 메이저리그(MLB)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다.
이치로는 오는 28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쿠퍼스타운 명예의 전당에서 좌완 투수 CC 사바시아, 마무리 투수 빌리 와그너와 함께 명예의 전당 헌액식을 갖는다.
2001년 시애틀에 입단해 메이저리그 진출한 이치로는 첫 시즌 아메리칸리그 MVP와 신인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2019시즌까지 MLB에서 통산 3,089안타, 타율 0.321을 기록한 이치로는 올스타 10회, 골드글러브 10회, 실버슬러거 3회를 수상하며 한 시대를 대표하는 아시아 선수로 명성을 떨쳤다.

일본 매체 '풀카운트'에 따르면 이치로는 시상식을 앞두고 “지금 스피치 압박감에 짓눌릴 것 같다. 정말 큰 일이다”라며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이어 일본 프로야구(NPB)와 MLB의 차이점에 대한 질문에는 “MLB의 흐름이 몇 년 뒤 일본에 고스란히 들어오는 경향이 계속되고 있는 것 같다”라면서도, “하지만 야구 자체를 굳이 따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일본에는 일본의 야구가 있고, 미국에는 미국의 야구가 있다. 각자의 방식대로 가면 된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또 그는 최근 메이저리그에 대해 “지금의 MLB 야구는 다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본다. 머리를 쓰지 않으면 안 되고, 생각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야구 말이다”라며 “최근 내가 본 팀 중에서는 밀워키 브루어스가 그런 야구를 하고 있었다. 지금 가장 강한 팀이기도 하다. 매우 바람직한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이치로는 과거 미국매체 'N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아시아인을 위해 뛰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하진 않았지만, 내 퍼포먼스가 그들에게 미칠 영향은 잘 알고 있었다”라며 책임감을 고백한 바 있다.
그는 “일본에서 7년 연속 타격왕을 하고 왔고, MLB에선 첫 번째 일본인이었기에, 내가 실패하면 일본 야구 전체가 낮게 평가받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 부담을 짊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결국 45세까지 메이저리그에서 19시즌을 뛰며 통산 3,089안타를 기록했다. 커리어 후반에는 뉴욕 양키스와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활약했고, 마지막은 다시 시애틀로 돌아가 현역 생활을 마무리했다.
현재 시애틀에서 특별 보좌로 활동 중인 이치로는 현역 시절 못지않은 열정으로 후배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으며 여전히 야구 발전을 위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