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야구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던질 필요가 있나?' 롯데 필승조 정철원 3연투에 '흔들'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새로운 마당쇠로 떠오른 정철원이 3일 연속 경기에 나섰다.
정철원은 지난 2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정규시즌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구원 투수로 등판했다.

9-3으로 앞선 7회 초 롯데는 KIA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을 잡은 뒤 김강현을 대신해 심재민을 투입했다. 심재민은 첫 타자 최형우를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한 후 오선우에게 볼넷을 내줬다. 그러자 김태형 감독은 불펜에서 몸을 풀던 정철원을 마운드에 올렸다.
정철원이 나오자, KIA도 나성범을 대타로 기용했다. 정철원은 1, 2구 모두 슬라이더를 던졌으나 제구가 완전히 흔들렸다. 다행히 3구째 132km/h 슬라이더가 바깥쪽 아래로 휘면서 나성범의 방망이를 끌어냈고, 1루수 땅볼로 막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이후 정철원은 8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 타자 김호령을 풀카운트 승부 끝에 삼진으로 돌려세웠으나 다음 타자 한준수에게 131km/h 포크볼을 던져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이어 김규성, 고종욱을 외야 플라이로 처리한 정철원은 임무를 다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롯데는 9회 윤성빈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9-4로 승리했다.
정철원은 이날 1⅓이닝 동안 1피홈런 1탈삼진 1실점 경기를 펼쳤다. 투구수는 15개로 이 중 7개가 볼이었을 정도로 제구가 좋지 않았다. 후반기 5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도 날아갔다.

이번 시즌 대형 트레이드를 통해 두산 베어스에서 롯데로 건너온 정철원은 김태형 감독의 총애를 받으며 핵심 불펜으로 떠올랐다. 시즌 초반부터 마무리 김원중의 앞에서 필승조 역할을 맡은 그는 최근 최준용, 홍민기와 함께 탄탄한 불펜 라인을 완성했다.
다만 너무 잘 던진 탓일까. 최근 출장 경기 수가 너무 많아 혹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철원은 후반기 롯데가 치른 8경기 중 6경기에 나섰다. 게다가 최근에는 3경기 연속 등판한 데 이어 이날은 멀티 이닝을 소화했다.
사실 이날은 점수 차가 9-3으로 벌어져 롯데로선 한결 여유가 있던 상황. 필승조가 아닌 다른 구원진을 활용했어도 큰 문제는 없는 환경이었다. 그러나 2위 추격을 위해 확실한 승리가 필요했던 롯데는 정철원을 투입해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현재 49⅓이닝을 소화한 정철원은 144경기 페이스로 계산하면 72이닝 이상을 소화하게 된다. 이는 지난 2022~23시즌 두산에서 던졌던 이닝과 비슷한 수준이다.
현재 52승 3무 42패(승률 0.553)로 리그 3위에 오른 롯데는 이대로라면 플레이오프 진출이 유력하다. 가을 야구에선 불펜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정철원의 비중도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그를 얼마나 건강하게 관리하며 가을에 최고의 피칭을 선보일 수 있도록 하는지가 롯데의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