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의 기세는 어디로 갔나…‘월간 타율 0.188’ 강승호 다시 2군행, 오명진·박준순 약진에 자리 잃었다

[SPORTALKOREA] 한휘 기자= 강승호(두산 베어스)가 노리던 ‘FA 대박’의 꿈은 끝내 1년 뒤로 미뤄지게 될까.
두산은 지난 2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주말 3연전 2번째 경기를 앞두고 김대한과 함께 강승호를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어느 정도는 예상할 수 있던 2군행이다. 강승호는 올 시즌 78경기에서 타율 0.216 3홈런 26타점 9도루 OPS 0.614로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시즌 도중 음주 운전이 적발됐던 2019시즌 이후 가장 나쁜 성적이다.

강승호는 지난 2021시즌을 앞두고 FA로 이적한 최주환의 보상 선수로 두산에 합류했다. 공격과 수비 모두 기복 있는 경기력을 보였지만, 그래도 꾸준히 0.7을 전후하는 OPS를 기록했다.
그런데 지난해 뒤늦게 잠재력이 터졌다. 14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7 18홈런 81타점 16도루 OPS 0.804로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한동안 ’아킬레스건‘에 가까웠던 두산의 2루수 자리였으나 2024시즌에는 별다른 걱정이 필요 없었다.
하지만 이 시즌에도 불안 요소는 있었다. 삼진이 158개로 리그에서 2번째로 많았다. 직전 해인 2023시즌 대비 스윙 빈도를 많이 가져가면서 헛스윙 비율이 12.3%에서 17.2%까지 늘어난 탓이다.

여기에 투수들이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에 적응하고, ABS 존도 조금 낮은 쪽에 유리하게 조정되면서 강승호의 적극적인 스윙은 한계를 맞이했다. 여기에 시즌 초 3루수 전향 시도가 실패로 돌아간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그런 와중에도 꾸준히 주전으로 기용됐으나 이승엽 전 감독이 6월 2일 자진 사임한 뒤 2군으로 보내졌다. 오래 지나지 않아 1군에 돌아오긴 했으나 특별히 달라진 모습은 없었다. 내야진도 박준순과 오명진, 이유찬이 자리를 단단히 잡아 강승호의 자리는 없었다.
그나마 양석환의 부상으로 공백이 길어진 1루수 자리에서 기회를 받았으나 타격과 수비 모두 아쉬움을 노출했다. 이달 들어서는 월간 타율 0.188(16타수 3안타) 4타점 2도루 OPS 0.566에 그쳤고, 끝내 시즌 2번째로 2군행 통보를 받았다.

강승호가 부진함에도 두산의 야수진 공백이 크지 않다는 점도 눈에 띈다. 두산은 좌타자 오명진이 올 시즌 시범경기 타격왕을 차지하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정규시즌 들어서도 초반 부진을 딛고 71경기 타율 0.288 4홈런 36타점 OPS 0.762로 선전 중이다.
여기에 ’1라운더‘ 고졸 신인 박준순이 전반기 막바지부터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현재까지 45경기에서 타율 0.331 3홈런 9타점 OPS 0.818이라는 고감도 타격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가능성을 보이던 이유찬도 유격수로 정착하면서 두산 내야진은 비교적 젊은 선수들로 전부 채워졌다. 이들의 약진으로 강승호의 공백은 말끔히 지워졌다. 1군에 강승호가 있어도 맡을 역할이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