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에 큰 투자 하지 마세요!' 다저스 간·손·미 좌완 트리오 만점 활약, 트레이드 시장 기조 바뀔까?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지난 겨울 LA 다저스는 불펜 보강을 위해 통 큰 결단을 내렸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출신 좌완 태너 스캇과 4년 7,200만 달러(약 997억 원), 커비 예이츠와 1년 1,300만 달러(약 180억 원)에 합의했으며, 2024시즌 월드시리즈 우승의 주역인 블레이크 트라이넨과 2년 2,200만 달러(약 305억 원)에 재계약을 맺었다.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은 종전까지 불펜 자원에 연봉 1,000만 달러(약 138억 원) 이상을 거의 투자하지 않는 인물이었다. 지난 2016시즌을 마친 뒤 팀의 특급 마무리였던 켄리 잰슨(LA 에인절스)과 5년 8,000만 달러(약 1,108억 원), 2020년 트라이넨에게 1년 1,000만 달러(약 138억 원) 계약을 맺은 것을 제외하면 불펜 자원과의 대형 계약은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대신 프리드먼은 탬파베이 레이스 시절과 마찬가지로 저렴한 가격으로 영입하거나 소소한 트레이드로 맞바꿔 고쳐 쓰는 데 특기가 있는 인물이었다. 지난 2021시즌에는 필 빅포드(필라델피아 필리스), 2022년 에반 필립스, 2023년 라이언 브레이저, 지난해 앤서니 반다까지. 모두 사실상 헐값에 데려와 성공적인 결과를 만든 선수들이었다.
이에 메이저리그 다수의 팬은 이러한 다저스의 행보에 놀라움을 느꼈다. 2000년대 이후 최초의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 무리한 투자를 감행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존재했다.

프리드먼의 기대와 달리 스캇과 예이츠의 계약은 사실상 실패로 돌아가는 분위기다. 스캇은 이번 시즌 전반기에만 7개의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는 등 47경기에 나서 1승 2패 19세이브 평균자책점 4.14에 그쳤다. 최근에는 부상으로 인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예이츠 역시 마찬가지다. 38경기에 출전해 4승 3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4.45를 기록했다. 마무리 투수를 맡기기엔 상당히 부족한 성적이다.
게다가 트라이넨은 전반기 초반부터 부상을 당해 이번 시즌 8경기 출전에 그쳤다. 또 마이클 코펙, 브루스터 그라테롤, 에반 필립스 등이 줄부상을 입어 다저스 불펜은 위기를 맞았다.

주축 자원들이 빠진 총체적 난국에서 최근 다저스 불펜을 지탱하고 있는 선수는 '간·손·미 좌완 트리오' 알렉스 베시아, 잭 드라이어, 반다다.
지난해부터 꾸준하게 활약한 베시아는 이번 시즌에도 49경기에 출전해 2승 무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2.53을 기록하고 있다. 시즌 초반에는 어려움을 겪었으나 6월 이후 21경기 성적이 평균자책점 1.53, FIP(수비 무관 평균자책점) 1.22에 불과할 정도로 철벽 모드를 발휘하고 있다.

베시아와 마찬가지로 시즌 초 흔들렸던 반다도 지난 시즌 위용을 되찾았다. 7월 이후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61을 찍었다. 특히 후반기 5경기에선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0'을 찍어 무너진 다저스 불펜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이번 시즌 혜성처럼 등장한 드라이어 역시 7월 성적이 가장 좋다. 7경기에 나서 9⅔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1.86을 기록 중이다. 게다가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0.164에 불과해 새로운 '좌타 킬러'로 꼽히고 있다.
베시아, 반다, 드라이어가 맹활약을 펼치면서 다저스는 이번 트레이드 시장에서 무리한 지출을 하지 않아도 될 명분이 생겼다. 곧 트라이넨 역시 합류할 예정이기에 대형 유망주를 내주기보단 소소한 보강으로 마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편, 다저스는 이번 트레이드 시장에서 불펜뿐만 아니라 전방위적 보강을 알아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