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가장 비싼 선수가 10경기 뛰고 사라졌다” 김하성 이탈에 현지 팬덤도 실망 가득…탬파베이 트레이드에도 영향 가나

[SPORTALKOREA] 한휘 기자= 끝내 김하성의 부상자 명단 재등재 소식이 들리면서 현지 팬덤도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탬파베이는 2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리는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신시내티 레즈와의 원정 경기를 앞두고 김하성을 10일짜리 부상자 명단(IL)에 등재했다.
사유는 허리 근육 염좌. 김하성은 지난 22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홈 경기에서 2회 말 2루 도루를 시도하다가 허리에 경련이 발생했다. 결국 4회 초 수비에서 호세 카바예로와 교체됐고 2경기 내리 결장했다.

처음에는 며칠 쉬고 돌아올 수준으로 여겨졌다. 케빈 캐시 탬파베이 감독은 지난 23일 경기를 앞두고 “괜찮은 소식이라고 할 수 있다”라며 “26일까지 쉬면 아마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어 24일에는 경기 전에 “(김하성의) 컨디션이 오늘 더 좋아졌다”라며 “필요하면 교체로 투입될 수도 있다”라고 출전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부상자 명단 등재 없이 조만간 돌아올 것으로 점쳐졌는데, 불과 이틀 사이에 상황이 완전히 뒤집혔다.
캐시 감독은 26일 경기 후 “(김하성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분명 훈련을 나가 달리고 배트도 휘둘렀는데 하루 이틀 사이에 이렇게 되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다”라며 “7일 정도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성은 이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절이던 지난해 입은 어깨 부상으로 올 시즌을 절반 가까이 날렸다. 회복을 거쳐 5월 하순부터 트리플A에서 재활 경기에 나섰고, 지난 4일 MLB 로스터에 돌아왔다.
이에 구단은 물론이고 팬들도 큰 기대를 걸었다. 김하성은 탬파베이와 2년 총액 2,900만 달러(약 402억 원)에 계약했다. 구단 재정이 빈약한 탬파베이가 외부 FA로 영입한 야수 가운데 가장 많은 돈을 받았다.
올해 연봉도 1,300만 달러(180억 원)에 달한다. MLB 전체로 봐도 고액 연봉자 축에 들어갈뿐더러 탬파베이에서는 가장 연봉이 센 선수가 됐다. 높은 몸값만큼 기대도 커졌다.
하지만 김하성은 10경기 타율 0.226(31타수 7안타) 1홈런 3타점 OPS 0.669의 성적만 남겼다. 이미 복귀 직후 종아리 통증으로 며칠 결장하는 등 불안감을 노출하더니 이번 허리 부상으로 약 3주 만에 부상자 명단에 돌아가는 신세가 됐다.

현지 팬들도 SNS 등지에서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스포츠 SNS 채널 ‘핀스센트럴’을 운영하는 ‘제이크’는 “김하성은 레이스 구단이 외부 FA로 영입한 선수 가운데 역사상 가장 비싼 계약을 체결한 선수다”라며 “고작 10경기 뛰고 IL에 등재됐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다른 한 팬은 “정말 대단한 영입이다!”라고 비꼰 뒤 “몸이 약한 선수가 이리 많다니…말이 안 된다”라고 부상자가 속출하는 탬파베이의 상황에 답답함을 드러냈다.

김하성의 부상이 탬파베이의 트레이드 시장 기조에 영향을 주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탬파베이는 이날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에서 2-7로 지면서 시즌 성적이 53승 51패가 됐다.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이 조금씩 떨어지는 실정이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트레이드로 선수단 보강을 하리라는 전망이 컸다. 하지만 월간 6승 13패로 부진한 데다 김하성을 비롯한 주력 선수들의 부상도 이어지면서 동력을 잃은 것 아니냐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이미 마무리 투수 피트 페어뱅크스 등 몇몇 선수가 트레이드설에 휘말린 상황이다. 김하성의 부상이 트레이드를 촉진하는 결정타가 될지도 모른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