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격’ 김혜성, 9년 만의 굴욕 썼다…박병호 이후 첫 6연타석 삼진, 이제 3할 타율도 붕괴 위기

[SPORTALKOREA] 한휘 기자= 9년 만의 ‘굴욕’이 타격감 좋던 김혜성(LA 다저스)의 방망이에서 나오리라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
김혜성은 2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펜웨이 파크에서 열리는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에 8번 타자-2루수로 선발 출전했으나 4타수 무안타 4삼진으로 부진했다.

약점이 집요하게 후벼 파였다. 김혜성은 전반기 바깥쪽 높은 속구와 몸쪽 낮게 휘어지는 변화구에 나란히 약점을 보였다. 이날도 이 공들에 대처가 되지 않아 4타석 내리 삼진으로 물러났다.
2회 초 첫 타석에서는 헛방망이만 3번 돌렸다. 초구 높은 속구를 놓쳤고, 이어 떨어지는 체인지업과 몸쪽으로 파고드는 스위퍼에 속았다. 이어 4회 초 2번째 타석에서는 1-1 카운트에서 높은 스위퍼를 놓치더니 바깥쪽 체인지업에 방망이가 나가고 말았다. 보스턴 선발 투수 브라이언 베요를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6회 초 2사 3루 기회에서는 좌완 크리스 머피를 상대했다. 높은 공 3개를 커트하고 공 2개를 고르는 등 분전했으나 6구째 바깥쪽 패스트볼에 방망이가 헛돌았다. 9회 초 우완 호르헤 알칼라를 상대로는 2-0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빠른 공에만 3번 연속으로 헛스윙했다.

김혜성은 이날 4연타석 삼진에 지난 24일 미네소타 트윈스전에서 2타수 2삼진을 기록한 것을 더해 6연타석 삼진이라는 굴욕을 썼다. 한국인 빅리거 최다 타이기록이다.
2016년 미네소타 소속이던 박병호가 6월 10일 마이애미 말린스전(4타수 1안타 2삼진)과 11일 보스턴전(4타수 무안타 4삼진)에 걸쳐 6타석 연속으로 삼진을 당한 바 있다. 그로부터 9년 만에 김혜성의 방망이에서 ‘악몽’이 되살아난 것이다.
올 시즌 타격감이 좋았던 김혜성이기에 더욱 충격이 크다. 그러나 전조는 있었다. 이달 들어 올스타전 휴식기 전까지 11경기에서 타율 0.226(31타수 7안타)에 그쳤다. 삼진도 12개나 당하며 페이스가 꺾였다. 후반기 들어서도 6경기에서 타율 0.125(16타수 2안타)로 반등하지 못했다.

전반기 마감 시점에서 분명 훌륭한 시즌을 보냈지만, 타석에서 명확한 약점이 있어 확고한 주전으로 도약하지 못한다는 평가가 있었다. 후반기가 되자 그 평가가 맞아떨어진 끝에 나온 결과가 이번 6연타석 삼진이다.
이날 무안타로 침묵하며 김혜성의 올 시즌 성적은 55경기 타율 0.303 2홈런 15타점 12도루 OPS 0.747이 됐다. 한때 4할을 넘나들던 타율은 이제 3할 붕괴 직전까지 내몰렸다. 약점을 보완하지 않으면 성적이 더 내려가리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김혜성의 침묵 속에서도 다저스는 5-2로 이기며 시즌 61승(43패)째를 거뒀다.
2회 토미 에드먼의 적시타와 3회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밀어내기 볼넷, 앤디 파헤스의 희생플라이를 묶어 일찌감치 3점을 뽑았다. 이후 3회 말 제런 듀란과 알렉스 브레그먼에게 연달아 적시타를 맞고 1점 차 추격을 허용했다.
하지만 추가 실점 없이 버티는 사이 8회 초 에르난데스의 결정적인 투런포(15호)가 터지며 다저스를 승리로 이끌었다. 선발 투수 에밋 시핸이 5이닝 3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선전한 가운데, 마무리 투수 중책을 맡은 벤 캐스패리우스는 9회를 무실점으로 막고 데뷔 첫 세이브를 수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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