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호 떠나면 어쩌려고? ‘타율 0.131’에 수비 불안, 백업 포수 고민 휩싸인 삼성…롯데 ‘나나랜드’ 악몽 되살아난다

[SPORTALKOREA] 한휘 기자= 이대로 강민호가 떠나기라도 한다면 삼성 라이온즈의 ‘안방’은 어떻게 되는 걸까.
삼성은 25일 경기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원정 3연전 첫 경기에서 5-8로 졌다. 이로써 삼성은 시즌 성적 46승 1무 46패(승률 0.500)가 되며 5위 KIA 타이거즈(46승 3무 44패)에 1경기 차 뒤진 6위 자리를 유지했다.
1회에 4점이나 내주며 경기가 꼬인 것이 컸다. 특히 연이은 실책성 플레이가 문제가 됐다. 선두타자 김민혁의 출루부터가 2루수 류지혁의 송구 실책으로 나온 것이었다.

여기에 포수 김재성의 실수가 발목을 잡았다. 강백호의 타석에서 양창섭의 높게 빠진 공을 놓치며 김민혁이 2루로 진루했다. 애초에 제구가 잘못된 만큼 양창섭의 과실이 크고 기록도 폭투가 됐다. 하지만 잘 하면 잡을 수도 있는 공이었기에 약간의 아쉬움이 있었다.
강백호가 볼넷으로 출루하고 안현민의 타석에서는 초구에 포일(패스트볼)까지 범했다. 이 틈을 타 2루 주자 김민혁이 3루를 파고들었다. 연달아 나온 실수는 끝내 ‘빅이닝’으로 이어졌다.
김재성은 타석에서 1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하고 5회 말 수비 개시와 함께 벤치로 들어갔다.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던 강민호가 포수로 이동했다. 이례적인 ‘조기 교체’였다.

김재성마저 흔들리면서 삼성의 백업 포수 고민은 더욱 커지게 됐다. 올 시즌 강민호의 포수 수비 이닝은 575⅔이닝으로 리그에서 3번째로 많다. 삼성 포수진의 전체 소화 이닝(819이닝) 가운데 70.3%을 담당했다.
비중 자체만 보면 평범하나 문제는 강민호의 나이다. 만 39세, 세는 나이로 41세다. 체력 부담이 심한 포수 포지션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타격 성적도 지난해 대비 떨어졌다.

그럼에도 삼성이 강민호에 의존하는 것은 백업 선수들의 부진 탓이다.
올해 삼성은 강민호를 제외하고 김재성(36경기), 이병헌(21경기), 김도환(2경기) 등 3명이 마스크를 꼈다. 그런데 이들의 합산 성적은 타율 0.131(84타수 11안타) 5타점 OPS 0.388이다. 아무리 포수가 수비가 중요한 포지션이라고는 하나 이 정도면 웬만한 투수 수준이다.
그렇다고 수비력이 마냥 좋은 평가를 받는 것도 아니다. 시즌 초 백업 역할을 맡던 이병헌은 볼 배합과 리드 능력에 문제를 드러냈다. 김재성은 Pass/9(9이닝당 폭투 및 포일) 지표가 0.681개로 좋지 않다. 김도환은 포수 수비에 다듬을 것이 많다는 평가다.
상황이 이러니 강민호 의존도는 커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아직 7월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이대로 강민호에게 부담이 더 쏠리면 8월 이후 강민호마저 지쳐서 무너질 우려가 나온다. 이렇게 되면 포스트시즌 경쟁을 펼치는 삼성에는 크나큰 악재가 된다.

더 큰 문제는 내년이다. 강민호는 올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는다. 재계약에 성공한다면 모를까 혹시 놓치기라도 하면 지금의 백업 선수들 중 누군가가 주전으로 나서야 한다.
당장 2018시즌을 앞두고 삼성이 강민호를 영입하며 주전 포수 자리가 빈 롯데 자이언츠가 나종덕(개명 후 나균안)-나원탁의 이른바 ‘나나랜드’로 대표되는 유망주 포수들로 자리를 메우려 시도했다가 처참한 실패를 겪었다. 삼성도 같은 역사를 되풀이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설사 강민호가 잔류하더라도 내년이면 만 나이로 마흔이다. 기량이 지금보다 더 쇠할지도 모른다. 외부에서 영입하든, 기존 선수들을 키우든 어떤 방식을 써서라도 강민호의 후계자를 찾아야 한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