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년 만에 최초’ 진기록 보인다! 저지-오타니, 돌고 돌아 ‘싹쓸이’…이대로 MVP 연속 수상까지?

[SPORTALKOREA] 한휘 기자= 결국 돌고 돌아 또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메이저리그(MLB)를 지배하고 있다.
MLB.com은 25일(이하 한국시각) 홈페이지를 통해 올 시즌 9번째 ‘타자 파워 랭킹’을 공개했다. 지난 11일 이후 2주 만의 업데이트다.
순위 변동이 컸으나 ‘투톱’은 비교적 쉽게 예상할 수 있었다. 저지와 오타니가 나란히 1, 2위에 올랐다. 두 선수가 파워 랭킹 최상단을 ‘싹쓸이’한 것은 지난 5월 30일 발표된 시즌 5번째 파워 랭킹 이후 약 2달 만이다.
저지는 7회차에 칼 랄리(시애틀 매리너스)에 밀려 잠시 2위로 내려온 것을 제외하면 꾸준히 1위를 석권해 왔다. 반면 오타니는 6회차 5위, 7회차 3위, 8회차 4위 등 기복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2위로 돌아오면서 다시금 저지 바로 뒤에 바짝 붙었다.

활약상은 길게 말하면 입 아픈 수준이다. 저지는 25일 현재 타율 0.345 37홈런 84타점 OPS 1.169라는 경이로운 성적을 내고 있다. 타율과 출루율(0.453), 장타율(0.717), OPS등 이른바 ‘비율 지표’는 전부 MLB 선두를 질주한다.
다른 기록도 놀랍다. 안타(129개)는 MLB 전체 1위, 득점(90득점)과 타점(84타점), 볼넷(73개)은 아메리칸리그(AL) 1위다. 홈런도 랄리(39개)를 바짝 쫓아 AL 2위를 달리고 있다. 100을 평균으로 선수의 생산성을 나타내는 wRC+(조정득점생산력) 역시 211에 달해 MLB에서 가장 높다.
저지는 지난 7월 13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역대 최소인 1,088경기 만에 통산 350홈런 고지를 밟으며 역사를 또 새로 썼다. 아울러 현재까지 27개의 고의4구를 얻어 양키스 역사상 단일 시즌 최다 고의4구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만큼 위협적인 선수라는 의미다.

다소 주춤하는 듯하던 오타니도 본궤도에 올랐다. 올 시즌 101경기에서 타율 0.273 37홈런 70타점 OPS 0.997로 펄펄 난다. 득점(97득점)은 MLB 전체 1위, 홈런과 장타율(0.620), OPS는 내셔널리그(NL) 1위다.
이달 들어 올스타전 휴식기 전까지 타율 0.186(43타수 8안타) 3홈런 6타점 OPS 0.735로 다소 흔들리기도 했다. 하지만 올스타전 휴식기 이후 장타력이 제대로 물올랐다. 최근 5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리며 다저스 역대 연속경기 홈런 최다 타이기록을 세웠다.

저지와 오타니는 모두 지난해 ‘만장일치 MVP’의 영광을 안은 선수들이다. 저지는 2022시즌에 이어 통산 2번째, 오타니는 2021, 2023시즌에 이어 3번째로 정상에 올랐다. 그리고 올해 다시 수상에 도전한다.
걸린 기록이 많다. 일단 오타니는 2001~2004년 4연속으로 MVP를 받은 배리 본즈 이후 첫 MVP 3연패에 도전한다. 본즈가 금지약물 복용 의혹이 있는 점을 고려하면 ‘청정 타자’ 가운데는 오타니가 ‘최초’가 될 수 있다.

만장일치 여부도 관건이다. 오타니는 3번의 MVP를 모두 만장일치로 받았다. MLB에서 2회 이상 만장일치 MVP에 선정된 선수는 오타니가 유일하다. 그런데 저지가 이번에 만장일치 MVP를 받으면 이 대열에 합류할 수 있다.
만약 저지와 오타니가 모두 만장일치 MVP에 선정되면, MLB 역사상 처음으로 2명의 선수가 2년 연속으로 만장일치 MVP를 동반 수상하게 된다. 과거 ‘차머스 어워드’라는 이름으로 1911년 처음 MVP가 제정된 이래 114년 만의 진기록이 쏟아질지도 모른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