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부터 고개 숙인 '푸른 피의 유망주', 5선발 경쟁 빨간불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푸른 피의 유망주'로 불리며 대형 선발 유망주로 꼽혔던 양창섭(삼성 라이온즈)이 1회부터 무너졌다. 어렵게 따낸 선발 기회를 허무하게 날리며 경쟁에서 한 발짝 밀려나게 됐다.
양창섭은 2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정규시즌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1회 말 선취점을 등에 업고 마운드에 올라선 양창섭은 선두 타자 김민혁에게 땅볼을 유도했으나 2루수 류지혁이 송구 실책을 범하며 흔들렸다. 이후 강백호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안현민에게 몸에 맞는 볼을 던져 무사 만루 위기에 처했다. 다음 타자 장성우를 삼진으로 돌려세웠으나 이정훈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아 1-2 역전을 당했다.
이후에도 양창섭의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허경민에게 볼넷을 허용해 다시 만루 상황을 맞이했다. 후속 타자 김상수가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안현민을 홈으로 불러들였고, 권동진의 1타점 적시타까지 추가로 나오며 1회에만 4실점을 내줬다.
2~4회를 무실점으로 막은 양창섭은 5회 강백호에게 다시 한번 볼넷을 내줘 위기를 자초했다. 안현민을 우익수 플라이로 막아 한숨을 돌렸으나 장성우에게 던진 135km/h 슬라이더가 덜 꺾이면서 좌측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비거리 130m 대형 투런 홈런을 맞았다. 이날 5이닝 4피안타 5사사구 1피홈런 6실점을 기록한 그는 패전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18 신인 드래프트에서 강백호에 이어 2차 1라운드 2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양창섭은 당시 최고의 투수 유망주 중 한 명이었다. 시속 150km/h에 이르는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스플리터 등 다양한 변화구를 보유해 원태인과 함께 삼성의 선발진을 이끌 차세대 유망주로 꼽혔다.
양창섭은 데뷔 시즌이었던 지난 2018년 17경기에 선발 등판해 7승 6패 평균자책점 5.05를 기록해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다음 해 팔꿈치 인대 손상으로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아 성장할 타이밍을 놓쳤다.
이후 양창섭은 부상과 부진에 시달렸다. 지난 2020~2023시즌 4년간 1군 등판 횟수가 37경기에 그쳤으며 소화한 이닝도 70⅔이닝에 불과했다. 부진이 이어지자, 그는 2023시즌 도중 상근예비역으로 입대하며 병역의 의무를 다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군에서 제대한 그는 시즌 초반 불펜으로 나섰으나 확실한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 다만, 지난 6월 KIA와의 경기에서 선발로 나서 5이닝 1실점 호투를 펼쳐 선발 전환 가능성을 남겼다. 이어 최근 좌완 선발 이승현이 팔꿈치 부상을 당해 박진만 감독은 그를 후반기 5선발로 낙점했다.
하지만 양창섭은 박진만 감독의 기대에 100% 부응하지 못했다. 특히 위기 상황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며 아직 '어린 티'를 벗어내지 못했다.

한편, 삼성은 팔꿈치 피로 골절 진단을 받았던 이승현이 최근 팔꿈치 인대 염증 소견을 받아 이르면 오는 8월 복귀할 전망이다.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삼성 관계자는 "최초 검진에선 팔꿈치 피로 골절로 나왔는데, 원래 갖고 있던 웃자란 뼈를 진단해서 나온 결과"라고 말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