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잃은 창원시와 다가오는 성남시, NC ‘연고지 이전’ 현실화되나…“좋은 제안 한다면 진지하게 고려”

[SPORTALKOREA] 한휘 기자= NC 다이노스가 정말로 창원시를 떠나 새 연고지를 찾게 될까.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NC 구단은 최근 야구계에 감도는 성남시의 프로야구단 유치설에 관해 25일 “야구의 인기가 정점에 이르고 있는 상황에서 성남시 또한 야구단 유치에 관심을 갖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본사(엔씨소프트)와 성남시의 오랜 협력 관계를 고려할 때 성남시가 좋은 제안을 한다면 구단 입장에서도 진지하게 고려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앞서 성남시는 지난 3월 5일 KBO와 야구장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성남종합운동장 주경기장을 리모델링해 2027년 말까지 2만 석 이상 규모의 야구장을 건립해 KBO리그 경기를 연 10회 이상 유치하기로 했다.
아울러 장기적으로는 KBO리그에 참여하는 구단을 성남시로 유치하겠다는 계획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NC와 창원시의 관계가 단단히 틀어졌다. 지난 3월 29일 창원NC파크에서 발생한 구조물 추락 사고가 발단이었다. 구장 창가 벽에 붙어 있던 구조물인 ‘루버’가 떨어져 여성 관중 2명이 다치고 1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런데 시설 관리 의무가 있는 창원시와 창원시설공단이 책임 회피와 늑장 대응으로 일관했다. 창원NC파크가 한 달 넘게 임시 폐쇄상태에 놓이며 NC는 원정 강행군을 치러야 했다. 결국 NC가 울산광역시와 협약을 맺고 문수 야구장을 임시 홈구장으로 낙점하고 나서야 창원시가 뒤늦게 움직였다.

사태가 길어지며 창원시의 홀대도 ‘파묘’됐다. 부지와 명칭을 선정하는 과정부터 구단을 무시한 독선적 행태가 반복됐다. 유치 당시 약속했던 대중교통망 확충과 구장 사용료 면제 등의 약속은 어느샌가 사라졌다. 그간 안전 진단을 부실하게 진행했다는 의혹도 떠올랐다.
이에 팬들 사이에서도 연고 이전을 긍정하는 목소리마저 나왔다. 대한민국의 프로스포츠 역사에서 연고지 이전은 ‘야반도주’라고 불리며 대개 비판의 대상이 됐다. 그런데 이번에는 NC를 지지할 만큼 창원시를 향한 신뢰가 바닥까지 떨어졌다.

NC 구단도 마찬가지였다. 이진만 NC 다이노스 대표이사는 지난 5월 30일 창원 홈 경기 재개를 앞두고 기자회견을 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구단의 거취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라며 연고지 이전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후 창원시 측에 야구에 집중할 수 있는 시설 개선, 관중 유치를 위한 교통망 확충, 시와 연계한 수익성 확대 방안 등을 요구했다. 당초 6월 내 답변을 요구했으나 시의 요청을 받아들여 답변 기한은 연장된 상태다.

그 사이 NC는 타 지자체와도 논의를 이어갔다. 6월 중순에는 “복수의 지방자치단체가 구단에 연고지 이전을 제안했다”라며 “일부는 구단이 창원시에 제안한 21가지 조건보다 더 나은 내용을 제시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이달 초 모기업 엔씨소프트가 성남시의 리틀야구장 건립 사업비 지원을 결정하면서 NC의 성남행 가능성이 거론됐다. 엔씨소프트 본사가 성남시에 있고 그간 성남시와 여러 협약 관계를 맺는 등 깊은 인연이 있다.
결국 NC 구단이 직접 나서서 성남행 가능성을 언급하며 연고지 이전 논의는 더욱 불이 붙게 됐다. 창원시의 적절한 대응이 없다면 ‘창원 NC’ 대신 ‘성남 NC’가 근시일 내로 등장할지도 모른다.

사진=뉴시스, 성남시, NC 다이노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