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육아, 청소, 집안일에 집중해라" 박지성 前 동료, '여혐 발언' 논란→대통령까지 공개 비판...끝…

[SPORTALKOREA] 김경태 기자= 과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박지성과 한솥밥을 먹던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치차리토)가 여성 혐오 발언으로 거센 논란에 휩싸였다. 대통령까지 나설 정도로 사안이 심각해지자 결국 사과문을 게시했다.
영국 매체 'BBC'는 25일(이하 한국시간) "맨유에서 활약했던 멕시코 출신 공격수 치차리토가 최근 성차별 발언 논란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사과했다"고 전했다.

치차리토는 레알 마드리드, 바이어 04 레버쿠젠 등 유수의 빅클럽을 경험한 특급 공격수였으며, 특히 맨유에서 2010년 7월부터 2015년 8월까지 활약하며 박지성과 호흡을 맞춰 대한민국 팬들에게도 친숙한 선수다.
멕시코를 대표하는 선수이기도 했다. 그는 2009년 9월 멕시코 대표팀에 승선한 이래 109경기 출전해 52골을 기록해 대표팀 역대 최다 득점자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러한 치차리토는 어느덧 37세에 접어들었고, 지난해 1월 유스 시절부터 함께했던 CD 과달라하라로 금의환향해 황혼기를 불태우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 치차리토는 치명적인 실수로 인해 선수 생활 최대 위기에 맞닥뜨리게 됐다.

문제의 사건은 치차리토의 무지한 발언 때문에 발생했다. 그는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여성들이 실패하고 있으며, 남성성을 제거해 사회를 과민하게 만들고 있다"며 "여성으로 존재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남성에게 이끌리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여성은 보살피고, 양육하고, 생명을 주고, 청소하고, 가정을 돌봄으로써 여성성을 실현해야 한다"며 "오직 여러분이 행복하길 바라는 남성에게 이끌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언급했다.
이 같은 주장을 펼치자 치차리토는 여론의 뭇매를 맞기 시작했다. 멕시코축구연맹(FMF)은 즉각행동을 실행했다. 24일 공식 발표를 통해 "차별적 고정관념을 조장한 행위로 보고 조사에 착수했으며 에르난데스에게 벌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치차리토를 비판했다. 멕시코 최초의 여성 지도자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은 "치차리토는 훌륭한 축구선수지만, 여성에 대한 인식은 아직 배워야 할 게 많다"며 "그의 생각을 매우 성차별적"이라고 짚었다.
또한 "나는 어머니이자 할머니이고, 동시에 주부이기도 하다. 하지만 나는 또한 멕시코군 최고사령관이다"며 "여성은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고개를 숙인 치차리토다. 그는 25일 SNS를 통해 "나를 지지해 준 모든 분들, 그리고 존중을 담아 자신의 의견을 나눠주며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도와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한 사람의 아버지이자 남성, 그리고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존중과 겸손, 책임감을 갖고 행동하는 것이 우선이다. 특히 민감한 주제일수록 더 명확하고 조심히 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사과문을 게시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하비에르 에르난데스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