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최하위’ 콜로라도에 찾아온 221경기 만의 기쁨, ‘20세기 이래 최악’ 기록 멈춰…‘통산 1승’ 우완이 해냈다

[SPORTALKOREA] 한휘 기자= ‘통산 1승’ 우완 투수의 호투 덕에 메이저리그(MLB) 콜로라도 로키스가 무려 221경기 만의 기쁨을 안았다.
콜로라도는 24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 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홈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6-0 ‘영봉승’을 거뒀다.
2회부터 일찌감치 격차를 벌렸다. 카일 파머를 시작으로 아다엘 아마도르-타일러 프리먼-미키 모니악 순으로 연속 적시타를 터뜨리며 순식간에 4점을 얻었다. 이어 5회 말 조던 벡이 1타점 2루타를 터뜨리며 더 달아났다.

그 사이 선발 투수 태너 고든이 호투를 펼쳤다. 6이닝 동안 96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3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세인트루이스 타선을 꽁꽁 묶었다. 7회부터 올라온 지미 허깃도 2이닝을 실점 없이 막았다.
그리고 8회 말 에세키엘 토바르의 솔로포(5호)가 터지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9회 초를 타일러 킨리가 깔끔히 막으며 콜로라도의 승리가 완성됐다.

이 승리로 콜로라도는 ‘역대 최악’을 향해 달려가고 있던 기록에 드디어 마침표를 찍었다. 연속경기 영봉승(무실점 승리) 실패가 바로 그것이다.
콜로라도는 지난 2024년 5월 16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8-0으로 이겼다. 그리고 여태껏 단 한 번도 영봉승을 따내지 못했다. 경기 수로 220경기, 일수로 433일이나 지나고서야 실점 없이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통계 사이트 ‘엘리아스 스포츠 뷰로’에 따르면, 콜로라도의 220경기 연속 영봉승 실패는 20세기 이후 MLB 역사상 가장 긴 기록이다. 19세기까지 범위를 넓혀야 콜로라도 위에 두 팀이 더 나온다. 1893~1896년 워싱턴 세네터스(383경기)와 1897~1899년 세인트루이스 브라운스/퍼펙토스다.
만약 홈 무실점 승리로 범위를 좁히면 2023년 7월 31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 2-0 승리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321경기, 724일 만에 나온 홈 영봉승이다.

이런 ‘불명예’가 나온 이유는 단순하다. 2020년대 콜로라도는 구단 역사상 최악의 암흑기에 빠졌다. 특히 2023년 103패, 2024년 101패로 2년 연속 세 자릿수 패배를 떠안았다. 심지어 올해는 한술 더 뜬다. 26승 76패다. 승률이 고작 0.255에 불과하다. MLB 30개 구단 가운데 ‘압도적 최하위’다.
수년 간의 비전 없는 운영이 구단을 좀먹었다. 유망주도 부족하고 1군 선수들도 부진한 것이 콜로라도의 현주소다. 그나마 현재 팀의 주축 선수라고 할 수 있는 내야수 라이언 맥맨도 트레이드 마감 시한을 앞두고 이적할 것이 유력한 상태다.

그런 와중에도 220경기 연속 영봉승 실패 기록을 마이너 리그에서 올라온 선수의 활약으로 깼다는 점은 인상적이다. 선발 투수로 나선 우완 고든은 지난해 26세의 나이로 뒤늦게 MLB에 데뷔했다. 경기 전까지 통산 성적은 11경기 1승 8패 평균자책점 7.19이었다.
올해는 3경기에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4.24를 기록했다. 5월 29일 경기 이후 트리플A로 돌아갔다가 헤르만 마르케스의 부상으로 콜업돼 선발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곧바로 인상적인 투구로 팀의 불명예를 지우며 콜로라도에 희망을 남겼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