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디는 방출·켈리는 FA 대박 눈앞' KBO 지배했던 '역수출 신화' 주인공들의 엇갈린 운명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한때 한국프로야구 무대를 지배했던 외국인 투수 에릭 페디(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메릴 켈리(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운명이 엇갈리고 있다.
세인트루이스는 최근 선발 투수 페디를 양도 지명(DFA) 처리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사실상 방출을 당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지난 2014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8순위에 워싱턴 내셔널스에 지명을 받은 페디는 루카스 지올리토(보스턴 레드삭스)와 함께 팀 내 최고의 투수 유망주로 꼽혔다. 지난 2017시즌부터 88번의 선발 기회를 얻을 정도로 워싱턴은 그에게 충분한 기회를 줬다.
그러나 페디의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지난 2022시즌 6승 13패 평균자책점 5.81을 기록하며 무너졌다. 워싱턴은 그와 연장 계약을 맺지 않았고, 페디는 결국 메이저리그(MLB)가 아닌 한국행을 택했다.

NC 다이노스와 계약을 맺은 페디는 한국에서 펄펄 날았다. 지난 2023시즌 20승 6패 209탈삼진 평균자책점 2.00을 기록한 그는 KBO 역대 최초 외국인 투수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으며, 선동열 이후 37년 만에 20승-200탈삼진 고지에 올랐다.
시즌을 마친 뒤 페디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년 1,500만 달러(약 206억 원) 계약을 맺으며 화려하게 복귀했다. 첫 시즌 화이트삭스에서 21경기에 나서 7승 4패 평균자책점 3.11을 기록한 그는 시즌 도중 삼각 트레이드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 이적했다.


지난해 세인트루이스에서 2승 5패 평균자책점 3.72로 마친 페디는 이번 시즌 초반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지난 5월까지 1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90을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7경기에서 5패 평균자책점 9.64를 기록하며 처참하게 무너지며 방출 수순을 밟게 됐다.

페디와 달리 원조 KBO 역수출 신화로 불린 메릴 켈리(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는 MLB 무대에서도 펄펄 날며 FA 대박을 꿈꾸고 있다. 과거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서 4시즌 간 뛰며 48승 32패 평균자책점 3.86을 찍고, 미국으로 돌아간 그는 종전까지 단 한 번도 빅리그 무대에 나서지 못한 선수였다.
그러나 복귀 첫 시즌부터 13승 14패 평균자책점 4.42를 기록하며 로테이션 한 자리를 차지했다. 이후 2022시즌 33경기에 나서 13승 8패 평균자책점 3.37을 기록한 뒤 3년 2,400만 달러(약 329억 원) 계약을 맺었고, 2023시즌에는 선발 투수로 월드시리즈 마운드에 오르는 등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36세 시즌을 보내고 있는 켈리는 현재 커리어 하이를 보내고 있다. 21경기에서 9승 5패 평균자책점 3.32를 기록 중이다. FA까지 반년 남은 그는 팀이 포스트시즌 도전을 포기한 탓에 이번 여름 트레이드를 통해 컨텐더 팀으로 이적할 전망이다.
만약 켈리가 이적 후에도 지금과 같은 활약을 펼친다면 최소 지난 계약보다 더 큰 금액을 보장받을 전망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NC 다이노스 제공,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