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웩, 이게 MLB 심판이라니’ 4개 구장 수놓은 ‘볼 판정 오심’의 향연…“ABS 언제 와?”

[SPORTALKOREA] 한휘 기자= 미국 현지 야구팬들이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를 간절히 찾게 만드는 하루였다.
24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뉴욕주 뉴욕의 시티 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뉴욕 메츠와 LA 에인절스의 경기는 메츠의 6-3 승리로 끝났다.
메츠 중축 타자들의 맹타와 마이크 트라웃의 홈런 등 볼거리가 많은 경기였다. 하지만 가장 주목받은 장면은 8회 초에 나온 오심이었다. 에인절스 루이스 렌히포의 타석에서 스트라이크 존을 한참 벗어나는 공 3개가 전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아 삼진이 나온 것이다.

2사 1, 2루라는 추격의 기회에서 나온 어이없는 오심이라 더욱 파급력이 컸다. 레이 몽고메리 감독대행이 에릭 바커스 주심에게 격하게 항의하다 퇴장당했다. 벤치에서 불만을 표하던 팀 레이커 코디네이터도 8회 말 도중에 퇴장 조치당했다.
야구 관련 클립을 SNS에 올리는 ‘좀보이 미디어’는 해당 타석 영상을 공유하며 “당신이 봤을 사상 최악의 판정을 당한 타석”이라고 비판했다. ‘폭스스포츠’의 분석가 벤 벌랜더는 이 영상을 자신의 SNS에 공유하며 “ABS 언제 도입돼?”라고 짧고 굵은 한마디를 남겼다.

문제는 이날 결정적인 볼 판정 오심이 나온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라는 점이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홈구장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토론토와 뉴욕 양키스의 경기에서도 논란의 판정이 줄을 지었다.
3회 초 양키스 오스왈도 페라사가 존을 높게 벗어나는 공에 루킹 삼진으로 물러난 것이 시작이었다. 벤치에서 불만을 표하던 애런 분 양키스 감독은 이후 7회 초 앤서니 볼피가 비슷한 판정에 삼진을 당하자, 분노를 참지 못하고 항의하다 퇴장 조치됐다.
‘게임데이’ 문자중계 상으로 확연히 스트라이크 존보다 높게 들어온 공이었다. 이 경기의 주심은 최근 ‘논란의 심판’으로 악명이 커지고 있는 매니 곤잘레스 심판이었다. 양키스는 4-8로 졌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는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홈으로 불러들여 3-4로 졌다.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던 9회 말 2사 1루에서 이날 홈런이 있던 케텔 마르테가 나섰으나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그런데 6구째 스트라이크 판정이 문제였다. 바깥쪽 ‘백도어 슬라이더’가 스트라이크 존을 크게 벗어났으나 브라이언 월시 주심의 손이 올라갔다. 이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중계진이 판정을 보고 당황해 잠시 할 말을 잃은 모습이 잡히기도 했다.

김하성의 소속팀 탬파베이 레이스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홈경기에서 9-11로 졌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마크 웨그너 주심의 일관성 없는 볼 판정이 문제가 됐다. 비슷한 코스의 공에 대한 판정이 경기 내내 오락가락했다.
‘하이라이트’는 8회였다. 주니오르 카미네로의 타석에서 낮게 들어온 2구에 주심의 손이 올라갔다. 그전까지 존에 걸친 듯한 공도 볼 판정이 나오곤 했었기에 더욱 당황스러운 판정이었다. 뒤이어 크리스토퍼 모렐의 타석에서도 길버트의 낮은 싱커가 스트라이크로 선언됐다.
9회 말 2사 3루 호세 카바예로의 타석에서도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난 싱커가 2번이나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다. 경기 내내 저열한 판정이 이어지며 양 팀 투수와 타자 모두 혼란을 겪었다.

MLB 심판들의 판정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현지 SNS 인플루언서 ‘엄파이어 오디터’는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각) 전반기를 결산하며 “주심들이 15,820번의 스트라이크 존 오심을 범했다”라고 알렸다.
MLB 공동 경기운영위원회는 후반기 중으로 2026시즌 ABS 도입 여부를 두고 최종 논의를 진행할 전망이다. 후반기 들어서도 이어지는 오심을 보면 ABS가 MLB에 등장하지 않을 이유가 없어 보인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MLB.com 하이라이트, MLB.com 게임데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