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식→이정용→유영찬' 줄줄이 흔들리는 LG 불펜, '최강 구원진' 칭호는 어디갔나?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LG 트윈스가 자랑하는 '철벽 불펜'이 흔들리고 있다. 한 명만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여러 선수가 차례로 흔들려 염경엽 감독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LG 트윈스는 지난 23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6-5로 승리했다.

LG는 KIA를 상대로 2연승을 거두며 위닝 시리즈를 확정 지었으나 2경기 모두 다소 찝찝하게 경기를 마쳤다. 믿었던 불펜진이 서서히 균열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4-1로 앞선 8회 말 LG는 김진성의 뒤를 이어 3번째 투수로 이정용이 올라왔다. 그는 선두 타자 김선빈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패트릭 위즈덤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았으나 최형우에게 2루타를 맞아 1사 2, 3루 위기에 몰렸다. 다음 타자 나성범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주자, LG는 투수를 유영찬으로 교체했다.
하지만 유영찬도 위기를 극복하지 못했다. 대타로 나선 고종욱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후속 타자 오선우에게 볼넷을 내주더니 한준수에게 역전 2타점 적시타까지 허용했다. 김호령까지 1타점 적시타를 터트린 KIA는 유영찬을 강판시키고, 장현식까지 불러냈다. LG로선 다행히 장현식이 1점을 내줬으나 두 타자를 범타 처리하며 4-7로 이닝을 마쳤다.
그리고 지난 23일 LG는 이번에도 6-4로 앞선 10회 말 마무리 유영찬을 꺼내 들었다. 유영찬은 전날 상대한 한준수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김호령을 좌익수 플라이로 돌려세웠으나 박찬호에게 2루타를 맞았다. 1사 2, 3루에서 이창진의 유격수 땅볼 때 유격수 오지환의 판단 미스로 1실점을 내줘 역전 위기에 몰렸으나 이우성, 김규성을 아웃시키며 어렵게 경기를 마쳤다.

지난해 불펜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던 LG는 지난 2023시즌 수준의 구원진을 구축하기 위해 FA 시장에서 장현식을 4년 52억 원, 김강률을 4년 14억 원에 영입했다. 다만, 유영찬, 함덕주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시즌 초반에는 나서지 못해 후반기부터 최고의 전력을 구성할 것처럼 보였다.
예상대로 LG는 6월 이후 부상자들이 속속 복귀했다. 여기에 군복무를 마친 이정용이 합류했다. 김진성-장현식-이정용-함덕주-유영찬-김강률-정우영으로 이어진 불펜진은 겉보기에는 리그 최고 수준이었다. 여기에 박명근, 이우찬, 이지강, 김영우까지 대체 자원도 풍부했기에 염 감독은 행복한 고민에 빠질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예상과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가장 먼저 지난 6월 장현식이 10경기 평균자책점 4.32를 기록하며 흔들렸다. WHIP(이닝 당 출루 허용률)은 2.16에 달할 정도로 불안했다. 이어 후반기에는 이정용, 유영찬이 차례로 무너졌다. 이정용은 3경기 평균자책점이 11.57에 이른다. 전반기 14경기 평균자책점이 1.13이었던 유영찬은 후반기 4경기 기록은 12.00이다.
필승조가 차례로 무너지면서 염 감독은 행복한 고민이 아닌 진지한 걱정을 할 처지에 놓였다. 이대로라면 이번 겨울에도 불펜 보강을 노려봐야 할 수준이다.

사진=뉴스1,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