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장타 본능 활활, 홈런 '쾅쾅' 터트리는 수비형 중견수 박해민, 2번째 FA 대박 꿈꾼다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박해민이 뜨거운 여름에 걸맞은 파워를 선보이며 LG 팬들을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2경기 연속 홈런은 LG 이적 후 처음 있는 일이다.
박해민은 지난 23일 광주 KIA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정규시즌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1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본래 테이블 세터가 아닌 하위 타순으로 나서는 박해민은 이날 교체로 출전한 신민재를 대신해 1번 타자로 등장했다.
1회 초 첫 타석에 오른 박해민은 상대 선발 김도현의 148km/h 패스트볼을 밀어 쳤으나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하지만 두 번의 기회는 놓치지 않았다. 4회 선두 타자로 나서 비슷한 코스로 들어온 146km/h 패스트볼을 이번에는 당겨쳐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종전까지 김도현에게 꽁꽁 틀어막혀 단 한 타자도 출루하지 못한 LG로선 혈이 뚫리는 득점이었다.
6, 7회 타석에선 범타로 물러난 박해민은 4-4로 맞선 9회 2사 1루 상황에서 볼넷을 골라냈다. 다만 후속 타자 문성주가 1루 땅볼로 물러나면서 득점을 기록하진 못했다.
LG는 연장 접전 끝에 10회 터진 문보경의 2점 홈런으로 6-5로 승리했다.

지난 2012년 삼성 라이온즈에 육성 선수로 합류해 프로 무대에 데뷔한 박해민은 팀 동료 김현수와 함께 '육성 선수' 신화로 꼽히는 자원이다. 2014시즌부터 본격적으로 1군 무대에 나선 그는 정교한 컨택 능력과 빠른 발, 넓은 수비 범위로 각광을 받았다.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까지 차지한 그는 탄탄대로를 달리며 2021시즌을 마친 뒤 FA 자격을 얻었다.

자유 계약 신분이 된 박해민의 선택은 삼성 잔류가 아닌 LG 이적이었다. 4년 60억 원에 합의하며 드넓은 잠실 야구장을 홈으로 활용하게 됐다.
이후 박해민은 LG에서도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모범 FA' 사례로 불렸다. 리그 최고 수준의 수비력과 빠른 발은 팀에 엄청난 도움이 됐다. 지난 2023시즌에는 LG의 29년 만의 우승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다만, 지난해에 이어 이번 시즌 박해민은 타격 성적이 전성기에 비해 다소 떨어져 아쉬움을 샀다. 3시즌 연속 풀타임 출장을 할 정도로 '금강불괴' 면모를 뽐냈으나 '에이징 커브'를 피할 순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7월 들어 박해민은 타율이 0.196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그동안 숨겨왔던 장타 본능이 폭발했다. 지난 6월까진 단 1개의 홈런도 기록하지 못했으나 7월에만 3개의 홈런을 터트렸다.
여전히 리그 최정상급 수비력과 도루 능력(31개, 리그 선두)을 보유한 박해민이 파워까지 갖춘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능력을 꾸준하게 선보인다면 그는 누구보다 따뜻한 겨울을 맞이할 전망이다.
사진=뉴시스, LG 트윈스, 삼성 라이온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