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도 NO, 불펜도 NO '이제 뭐 할래?' 엄상백, 패전조마저 불안...한화, 78억 공중분해 위기

[SPORTALKOREA] 김지현 기자=한화 이글스가 78억 원을 투자해 영입한 엄상백이 또 실망감을 안겼다.
엄상백은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 구원 등판해 2⅔이닝 7피안타(2피홈런) 2탈삼진 6실점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20.25로 치솟았다.
2회 마운드에 오른 엄상백은 3회까지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4회 들어 급격히 흔들렸다. 1사 후 박준순에게 5구째 134km/h 체인지업을 통타당해 좌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허용했고, 이어 양석환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으며 첫 실점을 기록했다.
실점은 계속됐다. 엄상백은 김기연에게 좌전 2루타, 김대한에게 좌전 안타를 내주며 양석환과 김기연에게 연속 득점을 허용했다. 이후 1루 주자 김대한이 2루 도루에 실패하며 간신히 두 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아냈지만, 정수빈에게 우전 2루타를 맞으며 흐름을 끊지 못했다.
후속 타자 이유찬을 상대로는 3연속 볼을 던진 끝에 4구째 143km/h 직구가 가운데로 몰려 투런 홈런으로 이어졌다. 이어 케이브에게도 우월 솔로포를 허용하며 4회에만 6실점 했다.
결국 엄상백은 4회를 끝으로 마운드를 내려왔다. 2⅔이닝 동안 56구를 난타당하며 팀의 2-13 대패에 결정적인 빌미를 제공했다.

엄상백은 지난해까지 KT 위즈 선발진의 한 축을 지켰다. 통산 305경기(107선발) 45승 44패 3세이브 28홀드 평균자책점 4.82를 기록했으며, 2021시즌부터는 수준급 선발 투수로 발돋움했다.
한화는 마운드 보강을 위해 올 시즌을 앞두고 FA로 풀린 엄상백을 4년 총액 78억 원에 데려왔다. 하지만 전반기는 매우 실망스러웠다. 15경기 64이닝을 던지며 1승 6패 평균자책점 6.33에 그쳤다.
시즌 중 2군에 다녀온 후 2경기에서 11이닝 4실점으로 잠시 살아나는 듯했지만, 이후 4경기에서 단 한 번도 6이닝을 소화하지 못했다.
결국 한화는 선발 로테이션 개편에 나섰다. 지난 17일 KT 위즈전을 앞두고 엄상백 대신 황준서의 선발 합류를 발표하며 변화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에 따라 엄상백은 선발에서 제외돼 불펜의 '롱 릴리버'로 보직이 변경됐다. 뉴스1 보도에 따르면 당시 김경문 감독은 “불펜 투수도 정말 중요하다. 선발이 흔들릴 때 (엄)상백이가 나가서 역할을 해줘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보여준 엄상백의 모습은 선발이 흔들리 때 함께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선발 황준서는 1회에만 홈런 세 방을 허용하며 4실점으로 조기 강판됐고, 뒤를 이어 등판한 엄상백 역시 대량 실점을 막지 못했다. 총체적 난국이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