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언컨대, 현재 가장 완벽한 타자는 안현민이다

[SPORTALKOREA] 한휘 기자= 올해 KBO리그에서 가장 완벽한 타자는 다른 누구도 아닌 KT 위즈 안현민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안현민은 23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원정 경기에 3번 타자-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첫 세 타석에서 희생플라이 하나만 쳤던 안현민은 7회 초 대포를 가동했다. 조민석의 초구 몸쪽 패스트볼을 통타해 좌측 담장을 훌쩍 넘겨버렸다. 시즌 18호 홈런이자 2경기 연속 홈런. 연속경기 홈런은 5월 29일 두산 베어스전=30일 KIA 타이거즈전 이후 약 2달 만이다.
이 홈런으로 안현민의 올 시즌 성적은 65경기 280타석 타율 0.364 18홈런 59타점 OPS 1.138이 됐다. 규정타석(291타석)에 살짝 모자라 각종 순위표에 아직 이름을 못 올리긴 했으나 압도적인 지표다. 경기 수가 모자람에도 홈런 리그 5위, 타점 7위를 마크한다.

그런데 세세하게 파고들면 들수록 안현민의 기록은 놀라움을 더한다. 안현민은 장타‘만’ 갖춘 선수가 아니다. 컨택과 출루 능력도 갖췄다. 올 시즌 200타석 이상 들어선 다른 74명의 선수와 비교하면, 안현민은 KBO리그에서 가장 약점이 없는 타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체 투구 대비 헛스윙 비율이 5.5%에 그쳐 11번째로 낮다. 심지어 특정 코스에 약점을 보이지도 않는다.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의 자료에 따르면, 안현민은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는 모든 공에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한다. 흔히 ‘어퍼 스윙’을 하는 거포들이 고전한다는 높은 속구 상대로는 ‘5할 타자’다.

볼넷 생산 능력도 좋다. 안현민은 스윙을 대단히 아끼는 선수다. 전체 투구 대비 스윙 비율이 36.4%로 리그에서 3번째로 낮다. 그만큼 나쁜 공에 배트가 안 나간다. 안현민을 상대로 던진 공 가운데 무려 60.1%가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났는데, 안현민은 볼에 배트를 낼 확률이 25.2%에 그친다.
덕분에 볼넷이 43개, 몸에 맞는 공이 5개인데 삼진은 고작 39개다. 타석당 삼진 비율이 단 13.9%로 리그에서 19번째로 낮은데 볼넷 비율은 15.4%에 달해 3번째로 높다.
안현민은 이를 바탕으로 좋은 공만 골라 쳐서 좋은 타구를 만드는 데 능하다. 여기에 특유의 ‘괴력’이 더해지면서 타구 속도 빨라진다. 자연스레 높은 확률로 안타가 된다. 실제로 BABIP(인플레이 타구 타율)가 무려 0.377로 리그 2위다.

이러한 스타일 때문에 상대 투수들이 나쁜 공 위주로 던지며 견제해도 소용이 없다. 5월에 안현민이 OPS 1.125에 홈런 9개를 작렬하며 ‘센세이션’을 일으키니 6월부터 피해 가는 승부가 늘었다. 그런데 여기에 속지 않았다.
6월 안현민은 홈런이 4개로 줄었으나 출루율이 0.419에서 0.474로 ‘폭증’했다. OPS는 1.012로 여전히 준수했다. 심지어 7월 들어 타율 0.489(45타수 22안타) 5홈런 13타점 OPS 1.467로 5월보다 비율 지표가 더 좋다.

이러한 안현민의 장점이 응축된 지표가 100을 기준으로 선수의 생산성을 비교하는 wRC+(조정득점생산력)다. 스탯티즈 기준 안현민의 wRC+는 무려 220.7이다. KBO 역사상 220이 넘는 wRC+는 1982년 백인천(237.9), 1983년 장효조(221.1), 그리고 ‘40-40’을 달성한 2015년 에릭 테임즈(231.8)가 전부다.
‘덤’으로 득점권에서도 타율과 OPS가 각각 0.353, 1.032에 달할 만큼 집중력을 발휘한다. 수비 등 ‘야수’로서의 능력을 빼고 순수히 ‘타자’로서의 실력만 보면 약점이 없다.
이러니 조금씩 MVP 수상 가능성도 거론된다.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는 마운드에서 압도적인 성과를 내는 코디 폰세(한화 이글스)다. 쉽지 않은 상대지만, 현시점에서 유일한 대항마는 안현민뿐이다. 2006년 류현진(한화) 이후 19년 만의 신인왕-MVP 동시 석권 가능성도 점칠 수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스탯티즈 홈페이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