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영·조상우’ 손잡고 무너지다니…비상 걸린 KIA, 그래서 ‘대투수’ 양현종의 부활이 더 절실하다

[SPORTALKOREA] 한휘 기자= 말 그대로 불펜진에 ‘비상’이 걸렸다. 그렇기에 ‘대투수’의 부활이 오늘따라 더욱 절실하다.
양현종은 24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리는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한다.
올스타전 휴식기 후 첫 출격이다. 양현종은 지난 9일 한화 이글스전을 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후 후반기를 준비해 왔다. 남부권에 쏟아진 폭우로 3경기나 우천 취소되며 등판 순번이 밀리다가 오늘 마운드에 오른다.

올 시즌 양현종의 전반기는 가히 잊고 싶은 수준이었다. 18경기 93⅔이닝을 던지며 5승 5패 평균자책점 5.19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올해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 가운데 윌리엄 쿠에바스(전 KT 위즈·5.40) 다음으로 평균자책점이 높은데, 쿠에바스가 얼마 전 KT를 떠나면서 현재 리그에 소속된 선수 중에는 양현종이 가장 높다.
세부 지표도 실망스럽다. 지난해 피안타율 0.257, 피OPS 0.727, 9이닝당 볼넷 2.15개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각각 0.283, 0.751, 3.46개로 나빠졌다. 특히나 득점권 상황에서 피안타율 0.354(79타수 38안타) 피OPS 0.939로 부진한 것이 높은 평균자책점으로 직결됐다.
지난해가 타고투저에 가까웠던 반면, 올해는 정반대로 투고타저 양상이 심해졌기 때문에 양현종의 부진이 더욱 도드라진다. 이대로 시즌을 마치면 선발 투수로서는 2011시즌(28경기 22선발 7승 9패 평균자책점 6.18) 이후 가장 좋지 않은 성적을 남기게 된다.
KIA는 양현종의 부활을 기다린다. 올해 윤영철마저 부진 끝에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좌완 선발 자원은 씨가 말랐다. 다행히 이의리가 돌아오긴 했으나 투구 수를 늘리려면 시간이 걸린다.

게다가 최근 불펜진이 흔들리면서 양현종의 반등이 더 절실해졌다. KIA는 이번 LG와의 주중 시리즈 내내 불펜 투수들의 ‘방화’로 경기를 그르쳤다. 특히 최후방을 지키는 선수들의 부진이 심각했다.
22일 경기에서는 8회에만 6점을 뽑아 7-4로 역전했으나 9회 초 정해영이 순식간에 동점 스리런을 포함해 4점을 헌납하며 7-9로 졌다. 이날 정해영과 함께 흔들렸던 조상우도 전날(23일) 10회 초에 문보경에게 결승 투런포(16호)를 맞고 5-6 패배의 원인이 됐다.

마무리 투수와 셋업맨이 연이틀 패전 투수의 멍에를 쓰면서 이범호 KIA 감독의 고민이 깊어졌다. 7회까지 버틴다 하더라도 8~9회를 막을 선수들이 이러면 감독 입장에서는 곤란하다. 투수 운용에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둘 다 연투를 했기 때문에 3연투를 감수하지 않는 한 오늘 경기에 투입하기엔 부담이 있다. 결국 양현종이 최대한 긴 이닝을 최소한의 실점으로 끌고 가야 KIA에 승산이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비단 오늘 경기뿐만이 아니다. KIA는 야수진에 산재했던 부상자들의 복귀와 함께 후반기 ‘대반격’을 노린다. 그런데 뒷문이 불안해서야 치고 나갈 동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선발진이라도 더 분전해서 불펜의 역할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양현종이 후반기에는 살아나 줘야 하는 이유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