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픽’ 이유 보여줄까? 294일 만에 대포 가동한 ‘퓨처스 홈런왕’…우타자 메리트 살리면 1군 가능성 보여

[SPORTALKOREA] 한휘 기자= 김경문 감독이 콕 집은 이유를 한화 이글스 박정현이 증명할 수 있을까.
박정현은 23일 경북 문경 상무야구장에서 열린 2025 메디힐 KBO 퓨처스리그 상무 야구단과의 경기에 6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2회 첫 타석부터 좌전 안타로 출루하며 타격감을 조율했다. 비록 곧바로 병살타가 나와 진루에는 실패했지만, 그 아쉬움을 4회 초 2번째 타석에서 털어버렸다. 상무 선발 투수 김민재의 2구를 통타해 좌중간 담장을 넘는 솔로 홈런을 쳐낸 것이다.
7회 초 마지막 타석에서는 삼진으로 물러났다. 한화는 3-7로 지면서 ‘퓨처스 최강’ 상무를 넘지 못했으나 박정현은 팀에서 유일하게 멀티 히트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엿보였다.

박정현은 2020 KBO 신인 드래프트 2차 8라운드 전체 78순위로 한화의 지명을 받았다. 낮은 순번에서 보이듯 그렇게 주목받는 유망주는 아니었다. 수비는 좋은 평가를 받았으나 타격은 평범하다는 평가였다.
프로 입문 후 1군에서 여러 차례 얼굴을 비췄으나 역시나 아쉬운 타격이 발목을 잡았다. 4시즌 통산 197경기에서 타율 0.224 6홈런 41타점 7도루 OPS 0.570에 그쳤다. 퓨처스리그에서는 나름대로 펀치력을 보여줬으나 타율과 출루율은 높지 않았다.
오히려 2023년 동생 박영현(KT 위즈)이 리그 정상급 마무리 투수로 성장하며 ‘박정현’이 아닌 ‘박영현의 형’ 이미지가 더 강해지기도 했다. 결국 2023시즌 후 상무에 합류하며 병역 의무 수행에 나섰다.

이것이 ‘스텝업’의 계기가 됐다. 2024시즌 상무에서 91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3 16홈런 66타점 OPS 0.889로 맹타를 휘두르며 남부리그 홈런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빠른 성장세로 전역 후를 기대케 했다.
올 시즌은 부상 여파로 12경기에서 타율 0.143(28타수 4안타)만 기록하는 데 그쳤다. 그럼에도 지난해 보여준 모습이 있다 보니 전역 후 한화 내야진에 보탬이 될 자원으로 여겨졌다. 김경문 한화 감독이 전역 직후 직접 박정현을 불러다 1군에 동행시켰을 정도다.

아직 1군 출전 기회는 얼마 얻지 못했다. 지난 9일 엔트리에 등록됐으나 18일 KT전에서 8회 말 이진영의 타석에 대타로 나와 유격수 땅볼로 물러난 것이 전부다. 이후 퓨처스리그로 내려보내졌다.
하지만 조급해할 상황은 아니다. 박정현은 올해 햄스트링 문제로 상무에서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다. 한화 2군에서 충분히 실전을 소화한 뒤에 1군 경쟁에 나서는 것이 팀에게나 본인에게나 득이 된다.
때마침 박정현은 전역 후 타격감이 꽤 좋다. 퓨처스리그 4경기에서 타율 0.385(13타수 5안타) 1홈런 3타점으로 상승기류에 올라탔다. 이런 모습을 이어간다면 충분히 1군의 부름을 받을 수 있다.

특히 현재 한화 내야진 구성을 고려하면 박정현의 쓰임새가 작지 않다고 볼 수도 있다. 현재 1군에서 2루수나 유격수를 맡는 선수 가운데 우타자는 심우준 한 명뿐이다. 심우준이 선발 출전하면 벤치에는 좌타자 위주로 대기하는 모양새가 된다.
박정현이 합류하면 비교적 좌우 균형이 맞는다. 펀치력이 있어 대타 요원으로 가치가 있을뿐더러 내야 모든 포지션을 볼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우타자라는 메리트를 살리면 충분히 1군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